야구는 단체종목 중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몇 안 되는 스포츠다. 끝을 알 수 없는 극적인 승부는 야구의 가장 큰 매력이다. 이미 1위와 4강이 정해진 페넌트레이스. 그러나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아직도 진행 중인 2위 싸움, 그리고 이보다 더 치열한 5위 혈투가 거듭되고 있다. 롯데, SK, KIA는 운명의 시즌 최종전을 기다리고 있다. 5위를 놓고 싸우는 한화, LG, 두산의 경쟁은 포스트시즌만큼 뜨겁다.
● 2위와 5위의 최종전이 뜨거운 이유
이미 포스트시즌(PS) 진출을 확정한 상위권 팀, 그리고 일찌감치 4강에서 탈락한 하위권 팀의 시즌 최종 3연전. 대부분 맥 빠진 승부가 된다. 4∼6일 롯데와 한화가 최종전을 치른다. 2위와 5위의 마지막 3연전, 그러나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일전이다. 5위 수성에 나선 한화는 더 이상 전력을 아낄 필요가 없기 때문에 무조건 총력전이다.
반대로 롯데는 4∼6일 한화에 3연패를 당하는 사이, 광주에서 SK나 KIA 중 한 팀이 3연승을 거두면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놓친다. KIA나 SK는 첫 날 패하면 그대로 2위 싸움이 끝난다. 당연히 첫 날 이긴 팀에게 나머지 2경기가 유리해진다. 특히 KIA는 김진우가 마무리 후보로 떠오르고, 이범호 최희섭이 시즌 최종전에 합류한다. 아직 결코 안심할 수 없는 롯데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롯데와의 최종전에 대해 “우리에게 더 중요한 3연전이다. 류현진을 불펜으로 쓴다”며 필승의지를 다졌다.
● PS보다 뜨겁다. 왜 4위도 아닌 5위에 목숨 걸까?
5위 싸움은 더 치열하다. 두산은 1∼2일 이틀 연속 LG를 대파해 공동 6위로 끌어내렸다. 한화는 2일 넥센에 승리하면서 단독 5위로 올라섰다. 세 팀은 여전히 1게임차 이내에서 접전이다. 5위는 4위까지 PS에 진출하는 한국프로야구에서 실패한 시즌이다. 그러나 5위와 6위는 또 다르다. 구단의 자존심, 감독의 거취 등 많은 부분에서 5위와 6위의 차이는 크다. 올해 무려 2명의 감독이 시즌 도중 유니폼을 벗었다. 감독의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모 구단은 4강 탈락 직후부터 이미 교체설이 떠돌고 있다.
특히 올해는 LG와 두산, 서울 라이벌이 5위 싸움을 하고 있다. 2년 연속 꼴찌에서 탈출한 한화는 그룹 차원에서 5위에 두둑한 보너스를 걸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끝까지 전력으로 질주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3일 LG-두산전 이후 5위 경쟁팀간 맞대결은 없다. LG는 삼성과 3연전, 두산은 넥센과 2게임, 그리고 한화는 롯데와 3연전이다.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승부. 그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한 5위 싸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