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와 일장기가 내걸린 2000석 규모의 경기장은 관중으로 가득 찼다. 프로농구 KCC와 일본프로농구 bj리그 하마마쓰의 한일 챔피언전 2차전이 열린 2일 일본 군마 현 시부카와 사회체육관. 인구 8만 명 남짓한 소도시인 시부카와에서 처음 접하는 프로경기를 보려는 열기는 뜨거웠다. 입장료 1000엔(약 1만5000원)인 자유석뿐 아니라 5500엔(약 8만5000원)인 특석까지 빈자리가 없었다. 경기 전 소녀시대의 히트곡 ‘소원을 말해봐’ ‘지’ 등 흥겨운 한국 노래가 흘러나왔다. 새우깡 양파링 등 한국 과자를 파는 코너도 등장했다.
시부카와는 3월 동일본 대지진 참사와 원전 폭발사고를 겪은 후쿠시마에서 150km 정도 떨어져 있다. 이곳 시민들은 당시 참사를 지켜보며 공포에 떨었다. bj리그는 가라앉은 도시 분위기에 활력을 제공하고 내년에 신생팀이 출범하는 군마 현의 농구 붐업을 위해 2차전을 시부카와에 유치했다. 한일 1차전이 열렸던 시즈오카에서는 선수 소개 때 선수들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 ‘에스코트 키즈’로 후쿠시마에서 피난 온 어린이들이 나섰다. 이들 중에는 부모를 잃은 경우도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런 취지에 동참하기 위해 KCC 선수들은 전력을 다했다. 잦은 이동과 추승균 하승진의 부상 공백에도 신인 김태홍과 드션 심스, 전태풍 등을 앞세워 2전 전승으로 우승트로피를 안았다. 2차전에서 KCC는 전반을 10점 차로 뒤졌지만 76-69로 역전승했다. 두 경기 평균 24.5점을 터뜨린 심스는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3점슛 7개를 넣은 이중원은 3점슛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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