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첫 우승 나상욱 “17번홀 버디 순간 우승 예감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3일 12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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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도 많이 연습했던 퍼트였고 (17번홀 버디 퍼트 때)치는 순간 이 대회는 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2004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데뷔한 재미교포 나상욱(28·타이틀리스트)은 오랜 기다림 끝에 첫 우승을 차지한 뒤 흥분된 목소리를 숨기지 못했다.

나상욱은 2일(현지시간) PGA 투어 저스틴 팀버레이크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서 17번홀(파3)의 클러치 버디퍼트를 앞세워 우승한 뒤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승 소감을 밝혔다.

올 시즌 아버지가 백혈병으로 병상에 누워 마음고생을 했던 나상욱은 "모든 사람이 우승을 기대했지만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이제 정말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나상욱과의 일문일답.

-정말 오래 기다린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힘들지 않았던 대회가 없었지만 우승을 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스트레스였다. 모든 사람이 우승을 기대했는데 이제야 우승했고 정말 홀가분하다."

-17번홀에서 13m나 되는 버디 퍼트를 넣었다.

"16번홀까지 1타차로 앞서 있어서 남은 두 개 홀에서 파만 하자고 생각했다. 그런데 17번홀에서 동반플레이어 닉 와트니(미국)가 티샷을 너무 잘해서 나는 이 버디퍼트를 꼭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굉장히 먼 거리의 퍼트였는데.

"더블 브레이크가 있는 S자 라인이었다. 이전에도 많이 연습했던 라인이라 자신이 있었다. 퍼트를 하는 순간 생각대로 공이 굴러갔고 이 대회는 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3라운드 때 연습 스윙을 한 것을 두고 '헛스윙'이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다.

"2년 전부터 생긴 내 버릇이고 PGA 투어 경기위원이나 선수들은 모두 잘 알고 있다. 헛스윙의 판단 기준은 '의도'가 있느냐 없느냐는 것인데 내 스윙은 칠 의도가 없는 스윙이다. 새삼스럽게 논란이 된 것이 이해가 안 된다."

-그런 버릇이 생긴 계기가 있는가.

"2년 전 왼손을 다치면서 그런 버릇이 생겼다. 부상이 완쾌되고서도 백스윙 톱에 올라갔을 때 예감이 좋지 않으면 다운스윙을 하지 않거나 강하게 휘둘러 버린다. 이번 대회에서도 예감이 좋지 않아 그냥 휘둘렀고 경기위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올 시즌 들어 변화가 있었다면.

"전에는 백스윙 때 옆으로 누워서 골프채가 올라갔는데 지금은 좀 더 가파르게 올린다. 그러면서 비거리도 약 20야드가량 늘었다. 아이언도 이전보다 한 클럽 짧게 잡는다."

-성격이 굉장히 다혈질이라는 지적이 있다.

"PGA 투어 선수치고 다혈질이 아닌 사람이 누가 있는가. 승부의 세계에서는 성격이 다혈질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요즘은 화도 잘 안 내고 성질을 많이 죽였다. (웃음)"

-앞으로 대회 출전 계획은.

"이번 주 열리는 PGA 투어 가을 시리즈 프라이스닷컴 오픈에 한 번 더 출전한다. 그리고 중국에서 열리는 이벤트 대회 레이크 말라렌 상하이 마스터스(10월27~30일)에 나간다. 최경주 선배와 리 웨스트우드 등 정상급 선수들이 출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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