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무안타로 침묵하던 오릭스 이승엽(35·사진)의 한 방이 터졌다. 이승엽은 4일 일본 사이타마현 세이부돔에서 열린 세이부와의 원정경기에서 6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해 첫 타석에서 결승 3점홈런을 때려냈다. 시즌 14호. 9월 20일 소프트뱅크전 이후 14일 만의 짜릿한 손맛이었다.
그는 2회 T-오카다와 아롬 발데스의 연속 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1·2루에서 상대선발 와쿠이 히데아키의 142km짜리 직구를 받쳐 전광판 옆에 떨어지는 대형홈런을 때려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케 하는 큰 타구였다.
게다가 승부의 추를 단숨에 오릭스로 기울게 하는 의미 있는 한 방이었다. 이 홈런으로 시즌 50타점에도 안착했다. 이승엽은 올해 와쿠이에게 유독 강한 모습이었다. 7월 9일에도 와쿠이를 상대로 일본 통산 150호 홈런을 터트린 바 있다. 와쿠이는 오릭스전 2개의 홈런을 모두 이승엽에게 헌납하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오릭스는 6, 7, 8회 1점씩을 내주며 턱밑추격을 허용했지만 9회 2점차를 끝까지 지켜내 5-3으로 이겼다. 이로써 시즌 67승61패(승률 0.523)를 기록, 같은 날 라쿠텐전에서 승리한 니혼햄(68승58패·승률 0.540)에 이어 퍼시픽리그 3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