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사진) 감독은 5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덕아웃에서 여유로운 표정이었다. 이미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따낸 사령탑답게 시종일관 웃음이 묻어나왔다. 그러면서 갑자기 신문 기사를 놓고 농담을 이어갔다.
“예전에 신문에 이름 한 번 거의 안 나는 선수한테 ‘야 신문에 이름 나왔더라’고 놀리곤 했어. ‘정말이냐’고 묻거든. ‘○○○ 제외한 선발 전원안타’라고 나왔더라고 말해버리지. 요즘에도 우리 선수들한테 그런 농담 많이 해.”
류 감독은 사령탑으로서 근엄함을 벗고 선수들과 격의 없이 지낸다. 류 감독은 그러면서 기자들에게 “가을 사나이 이영욱 기사 좀 써줘”라며 웃었다. “영욱이가 작년 가을에 잘 했거든요. 기사가 나가면 본인도 양심이 있으면 잘할 것 아냐.” 삼성은 4일까지 팀도루 154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성 역사상 1999년에 이어 2번째 팀도루 1위다. 그러나 33도루를 기록한 배영섭이 부상으로 한국시리즈 출장이 불투명한 상황. 결국 류 감독은 발빠른 이영욱을 한국시리즈 키플레이어로 보고 있는 것이다. 기사를 이용해서라도 그의 사기 혹은 책임감을 끌어올리고 싶은 욕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