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 매킬로이에 한발 앞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7일 03시 00분


한국오픈 골프 1라운드
1타차 앞서 공동선두

두 살 때 드라이버로 40야드를 날린 준비된 ‘골프 황제’ 로리 매킬로이(22·북아일랜드)와 스무 살이 돼서야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한 ‘잡초’ 양용은(39·KB금융그룹). 걸어온 인생이 달랐던 만큼 둘은 골프 스타일도 차이가 난다. 그렇지만 6월 US오픈 이후 4개월 만의 리턴매치에서 둘은 나란히 상위권을 달리며 세계 최정상급의 실력을 뽐냈다.

6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골프장(파71·7225야드)에서 열린 코오롱 제54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 1라운드. US오픈에서 역대 최소타로 우승하며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오른 매킬로이는 시종 여유가 넘쳤다. 300야드를 훌쩍 뛰어넘는 드라이버샷을 앞세워 손쉽게 버디를 잡았다. 1m 내외의 짧은 퍼트를 할 때는 연습 스윙도 하지 않고 곧바로 공을 때렸다.

10번홀에서 보기, 11번홀에서 세컨드샷을 워터해저드에 빠뜨려 더블 보기를 했을 때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매킬로이는 버디 7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3언더파를 기록하며 공동 3위에 올랐다.

매킬로이와 동반 라운드를 한 양용은은 화려함 대신 꾸준함으로 승부했다. 드라이버샷에서는 매킬로이에게 20야드 이상 뒤졌다. 파5홀에서 매킬로이가 투온을 하려고 아이언을 잡을 때 그는 하이브리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정교함으로 거리의 핸디캡을 극복했다. 버디 6개에 보기 2개를 기록한 양용은은 4언더파 67타로 매킬로이에게 1타 앞서며 리키 파울러(미국)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경기 후 양용은은 “어릴 때 정식으로 골프를 배운 게 아니어서 여전히 골프 스윙이 몸에 익지 않다. 가끔씩 아마추어처럼 헤드업도 한다. 나만의 리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매킬로이는 스윙 기술이 훌륭하다. 더블 보기를 한 뒤 버디를 3개나 잡는 등 “US오픈 우승 후 정신력도 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매킬로이는 “양용은은 네댓 개의 하이브리드 클럽을 잘 활용하며 거리의 불리함을 극복해낸다. 일관성이 아주 뛰어난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둘은 7일 오전 2라운드에서 다시 맞붙는다.

홍순상(SK텔레콤)과 아마추어 이수민(18·육민관고)은 나란히 3언더파를 쳐 매킬로이와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천안=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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