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던 SK와 KIA가 다시 포스트시즌에서 만난다. 두 팀 모두 당시보다 상황이 어렵다. 준플레이오프부터 통과해야 한다.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7일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김광현을, KIA 조범현 감독은 윤석민을 8일 1차전 선발로 예고했다.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왼손, 오른손 에이스의 대결이다. 단기전에서 첫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알기에 두 팀 모두 필승 카드를 내세웠다. 둘이 포스트시즌에서 대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리지만 조심스럽게 KIA의 우세를 점치는 쪽이 많았다. 하일성 KBSN 해설위원은 “단기전의 특성상 윤석민이 있는 KIA가 유리하다. 불펜이 약하다고 하는데 윤석민이 7이닝 이상을 막아 주면 큰 문제없다. 4차전이나 5차전에 다시 선발로 나온다면 2승까지 책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순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역시 윤석민이라는 확실한 에이스가 있다는 점에서 KIA의 우세를 점쳤다.
윤석민은 올 시즌 선동열 이후 20년 만에 투수 4관왕(다승 평균자책 탈삼진 승률)을 달성했다. 라이벌이라고 할 만한 선수조차 없었던 완벽한 시즌을 보냈다. 이에 비해 2008년 최우수선수(MVP)에 이어 지난해 다승왕에 올랐던 김광현은 이전만 못하다는 평가다. 그는 부상으로 올 시즌 4승 6패, 평균자책 4.84에 그쳤다. 3일 대구 삼성전에서 4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내며 1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지만 한 경기 결과만 놓고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정규시즌 막판까지 2위 경쟁을 한 SK에 비해 일찌감치 순위 싸움을 접고 준플레이오프를 준비했다는 점, 그리고 이 대행보다 경험 많은 사령탑인 조 감독이 벤치 싸움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점도 KIA의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높게 보는 근거다.
반면 양상문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KIA는 윤석민을 제외한 나머지 선발진이 불안하다. 부상을 겪었던 이범호 최희섭 김상현 등 중심 타선도 완전히 회복한 상태는 아니다. SK는 박재상 김강민 최정이 돌아오면서 전력에 플러스 요인이 생겼다. 5차전까지 가겠지만 짜임새 면에서 SK가 이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변수가 많아 예측하기 어려운 승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 양팀 감독의 말
▽이만수 SK 감독=가을 야구 시즌이다. 우리는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른 강팀이다. 선수들에게 즐기면서 재미있게 야구를 하자고 했다. 1차전 선발은 예전부터 김광현을 생각했다. 김광현은 윤석민보다 강하다. 힘에는 힘으로 맞붙겠다. 박정권이 키 플레이어가 될 것이다.
▽조범현 KIA 감독=전반기에는 분위기가 좋았지만 후반기에 부상선수가 많아 어려웠다. 이범호 최희섭 등 부상선수의 컨디션 회복이 관건이다. 나지완 김상현이 키플레이어가 될 것 같다. 한기주 김진우 로페즈는 상황에 따라 기용하겠다. 돌아온 선수들이 얼마나 잘할지 나도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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