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9일 제8대 감독으로 김진욱 코치를 선임했다. 3년간 계약금 2억 원에 연봉 2억 원(총 8억 원)이다. 김태룡 단장은 “우리 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선수들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김 코치를 새 감독으로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 선수들에게 신임 받는 현명한 지도자
김 신임감독은 경북 영천 출신으로 천안북일고와 동아대를 졸업했으며 1984년 두산 전신 OB로 입단해 지금까지 두산에 몸담고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선수시절에는 ‘선동열 킬러’로 이름을 알렸다. 1987년 4월 19일 광주 해태전 첫 선발 맞대결에서 15이닝 무승부(1대1)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1989년 선 전 감독이 기록한 시즌 3패 중 2패(5월 14일 0-1 완투패/6월 16일 0-1 완투패)를 김 신임감독이 안겼다.
하지만 그의 진가는 현역 은퇴 후 빛을 발했다. 분당 중앙고 감독, 구리 인창고 창단감독을 거친 후 2007년부터 친정으로 돌아와 선수들의 신임을 한 몸에 받는 지도자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선수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 많은 대화를 나눴고, 동기와 목적을 심어주는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한 덕분이었다. 주장 손시헌은 “선수들을 배려하실 줄 아는 분이다.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독려해주시기 때문에 실력뿐 아니라 인성적인 부분에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귀띔했고, 투수조 고참 김선우도 “뒤에서 묵묵히 선수들의 어려움을 들어주고 다독여주신 분이다. 1, 2군을 막론하고 김 신임감독을 싫어하는 선수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임재철 역시 “대화를 하다보면 인품이 좋다는 느낌을 누구나 받게 된다. 믿음으로 따를 수 있는 지도자고 오랜 ‘OB맨’으로 우리 팀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모두 반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 아킬레스건인 마운드 재건이 가능한 감독
비단 선수단 신임 뿐만이 아니다. 두산의 아킬레스건은 마운드다. 김선우가 올 시즌 토종선발투수로는 1995년 김상진(17승) 이후 무려 16년 만에 16승을 달성할 정도로 투수조가 약했다. 그래서 두산 새 감독의 제1조건은 ‘투수를 양성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최종으로 압축된 후보군도, 김광수 감독대행을 제외하고 양상문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선동열 전 삼성 감독, 김진욱 투수코치까지 모두 투수 출신이었다. 김 단장은 “투수조를 잘 이끌고 키워줄 인물이 필요했다. 양상문 위원을 비롯해 선 전 감독 등이 거론된 이유”라며 “하지만 외부인선보다는 내부에서 팀을 가장 잘 아는 인물이 팀을 잘 이끌 수 있다는 판단에 차기 감독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신임감독은 구단과 협의해 코칭스태프를 구성할 예정이다. 특히 일본구단 감독 출신인 A가 수석코치로 거론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선수단과의 상견례는 14일이며, 이후 마무리훈련을 시작으로 내년 시즌 담금질에 돌입한다.
■ 두산 8대 감독 김진욱은? ▲ 생년월일=1960년 8월 5일 ▲ 출신교=영천 중앙초∼춘천중∼천안북일고∼동아대 ▲ 포지션-투수(우완사이드암) ▲키·몸무게=182cm·87kg ▲ 혈액형=A형 ▲ 프로경력=84년 OB∼92년 쌍방울∼93년 대만 준궈베어스 ▲ 분당 중앙고 감독(98∼99년)∼구리 인창고 창단감독(00∼04년)∼두산 2군 코치(07년)∼1군 투수(불펜)코치(11년) ▲ 통산 성적=231경기 991.1이닝·53승71패 16세이브·방어율 3.68·완투 33번(완봉 12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