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1패 되면서 누가 올라올지 몰라
주요 타자들 2차전서 방망이 살아나 롯데와 만날 때 상승세 가능성 크다
16일로 잡힌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정조준하면서도 시선은 문학과 광주를 오가는 준PO로 향해 있다. 파트너가 어디가 될지, 어떤 전술을 쓰고 어떤 컨디션으로 올라올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롯데 양승호 감독(사진) 말이다.
양 감독은 10일 “1승1패가 되면서 이제 어느 팀이 올라올지, 진짜 모르게 됐다”고 말했다. 양 감독의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SK든, KIA든 한 팀이 시리즈 3전승을 거두고 올라오는 상황. 체력적으로 보충할 충분한 시간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일단 그 시나리오는 피해 다행이지만 “감을 찾고 올라올까 걱정이다”는 말처럼 또다른 근심이 생겼다.
SK와 KIA가 치른 준PO 1·2차전은 모두 팽팽한 투수전으로 진행됐다. KIA 윤석민, SK 김광현 등 에이스가 1차전부터 맞대결을 펼친 데다, 불펜이 나란히 총동원된 까닭에 양 팀 방망이는 예상보다 힘을 쓰지 못했다.
양 감독은 그러나 “타격은 사이클이 있게 마련이다. 양 팀 모두 공격력이 좋지 않았지만 주요 타자들이 조금씩 살아나는 등 1차전과는 다른 2차전 모습을 보였다. 처져 있던 방망이 사이클이 우리와 만날 때면 상승세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PO에서 롯데 마운드가 상대 타선을 어떻게 요리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임을 내비쳤다.
양 감독은 “SK 송은범도 잘 해야 40개 정도밖에 던지지 못할 것이란 예상이 많았지만 훌륭히 제 몫을 하더라”며 “KIA 로페즈도 후반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볼을 보니 그렇게 구위가 나쁘지 않았다. 1선발을 빼고도 두 팀 모두 투수력을 만만히 볼 수 없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선수들은 SK보다 KIA가 파트너가 되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고, 준PO 개시 전 전문가들의 예상도 SK보다는 KIA의 우세를 점치는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2차전에서 KIA가 이길 수 있는 게임을 놓치면서 3차전 이후 흐름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양 감독도 현재 두 팀 모두를 가상의 적으로 삼고 PO를 준비하고 있다. 물론 롯데가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양 팀이 5차전까지 혈투를 치르고 PO에 턱걸이하는 경우다.
페넌트레이스 종료 후 10일 2번째 휴식일을 보낸 롯데 선수단은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사직에서 2번의 자체청백전을 포함한 훈련을 소화한 뒤 14일 오후부터 부산 시내 한 호텔에서 합숙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