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이효봉 PS토크박스] ‘2승 고지전’ 용호상박 허리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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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11일 07시 00분


KIA 타이거즈 서재응 - SK 와이번스 고든. 스포츠동아DB
KIA 타이거즈 서재응 - SK 와이번스 고든. 스포츠동아DB
KIA 연승 놓친 아쉬움…기세 SK 우위
3차전 선발 고든·서재응 제구력 싸움
초반공략땐 타격전…불펜전서 판가름


1승1패로 맞이하게 된 준플레이오프 3차전은 어느 팀이 가져가게 될까. 스포츠동아 양상문·이효봉 해설위원의 눈을 통해 1·2차전에서 드러난 양 팀의 전력을 돌아보고 3차전은 어떤 흐름으로 전개될지 예상해본다.

● 1·2차전 결과 분석

양상문 해설위원=개인적으로 문학에서 1승1패를 예상했지만 선발로 나선 로페즈가 선전해준 것을 떠올리면 KIA로선 2차전 패배가 아쉽게 다가올 것이다. 1·2차전에 나선 양 팀 선발투수 4명 모두 평소보다 더 좋은 공을 던져 전체적으로 타자들이 고전했다. 다만 투수들의 좋은 구위를 떠나 타자들이 게임을 하면서 투수의 볼에 탄력적으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은 지적하고 싶다. 2차전까지 많은 점수가 나지 않은 것도 그래서다. 확실히 큰 게임에선 투수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SK 배터리는 상대 타자가 약점을 갖고 있는 부분을 집요하리만치 집중적으로 공략했는데 이는 박경완이 즐겨 쓰는 볼 배합이다. 시즌 때만해도 SK 배터리가 이런 모습을 보인다고 느끼지 못했는데 마스크를 쓰는 정상호가 이처럼 특별한 볼 배합을 구사했다. KIA 포수 차일목도 정상호와 같이 극단적인 볼 배합을 하지는 않았지만 한 이닝에 한 타자, 또는 두 이닝에 한 타자 정도는 기존과 완전히 다른 패턴으로 투구를 유도해 SK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이효봉 해설위원=1승1패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로는 KIA보다 SK쪽에 더 소득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윤석민을 내세워 당연히 이겨야 하는 1차전을 잡은 KIA는 문학에서 2승을 가져갈 수 있는 흐름을 놓쳐 아쉬움으로 남았다. 한기주를 길게 기용하면서 당한 패배라 3차전이 불펜 싸움으로 전개될 경우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에 반해 2차전은 역시 SK 불펜이 강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KIA 타선에는 SK와 달리 한방으로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타자, 즉 김상현 나지완 이범호 최희섭 등이 있다. 이들이 점차 타격감이 좋아지고 있다는 걸 확인한 게 의미 있는 소득이다. SK는 정근우∼박재상으로 구성된 테이블세터가 좋은 모습을 보였고, 타선의 키플레이어로 봤던 박정권도 점차 좋아지고 있다. 2차전 7회 대타 안치용의 홈런은 결과에 따라 이번 시리즈 전체 흐름을 바꿔놓은 대목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 3차전 전망

양 해설위원=양 팀 선발인 SK 고든이나 KIA 서재응은 모두 변화구 투수다. 얼마나 제구력을 갖고 볼을 뿌릴 수 있느냐가 포인트다. 양 팀 타선도 점차 타격감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에 있어 1·2차전과 달리 의외의 초반 흐름이 펼쳐질 수도 있다. 양 팀 벤치는 이전 2게임에서 경기 초반부터 희생번트 등 작전을 빨리 내는 경향을 보였다. 3차전에서도 그와 같은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커 초반에 타자들이 어느 정도 작전수행능력을 보이고, 그것을 점수로 연결시키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다. SK는 1·2차전에서 확인했듯, 선발보다 불펜이 뛰어난 팀이지만 이만수 감독대행의 교체 타이밍 역시 상황에 따라 한 단계 더 빨라질 수 있다. KIA 조범현 감독은 상대적으로 선발을 많이 믿고, 오래 던지도록 하는 스타일인데 서재응이 얼마나 던져주느냐가, 그래서 더 중요하다. 한기주가 2차전에서 많이 던져 불펜 가용인원이 한명 줄었다고 볼 때 KIA가 어떤 불펜운용 해법을 들고 나올지도 주목된다.

이 해설위원=고든은 시즌 막판 공에 힘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고, 서재응은 SK전 데이터가 좋았지만 압도할 수 있는 스타일은 아니다. 양 팀 벤치의 불펜투입 시기가 1·2차전보다 더 빨라질 수 있고, 그래서 중반 이후 1·2점차 팽팽한 승부가 또 한번 연출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1∼2점 싸움을 하는 불펜야구가 된다면 아무래도 SK가 유리할 수 있다고 본다. SK 불펜은 대부분 이전 두 게임에 연속 등판해 힘든 상황이지만, SK 투수들은 이런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 불펜에선 여전히 SK가 강하다. 반대로 보면 KIA가 상대 불펜을 깨고 가져가는 1승이 된다면 그 게임은 1승 이상의 가치를 갖게 된다. KIA는 불펜에서 한기주의 빈 자리를 유동훈이나 김진우, 심동섭이 어떻게 메워주느냐가 중요하다.


정리|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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