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풍-심스 콤비 30점 합작… 92대 66 산뜻한 출발
SK 문경은 감독 ‘대행’ 꼬리표 달고 혹독한 신고식
문경은 SK 감독대행은 지난달 호주 전지훈련 때 구단 프런트에게 이렇게 물은 적이 있다. “개막 경기 대진은 어떻게 정하는 거죠.” 지난 시즌 우승 팀의 홈에서 열리는 공식 개막전의 상대를 어떻게 정하냐고 물은 것이다.
‘대행’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올 시즌 프로 사령탑에 데뷔하는 그로서는 디펜딩 챔피언 KCC의 개막전 상대로 나서게 된 게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지난 시즌 우승 팀의 개막전 상대는 추첨으로 뽑는다.
문 대행이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SK는 13일 전주에서 열린 KCC와의 경기에서 66-92로 26점 차의 완패를 당했다. 역대 공식 개막 경기 최다 점수 차 패배다. 우승 후보로 꼽히는 KCC와 하위권으로 분류된 SK의 대결이라 승패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경기였다. 하지만 경기 시작 전 “밤에 잠을 설쳤다.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하지만 설렘이 좀 더 큰 것 같다. 경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기도 하다”고 말했던 문 대행에게는 가혹할 정도로 초반에 점수 차가 너무 많이 벌어졌다.
문 대행이 궁금해했던 경기 전개를 알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1쿼터 7분이 채 지나기도 전에 2-22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2쿼터가 끝났을 때는 21-47로 26점 차가 나 이미 승부는 갈렸다.
SK는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입단한 김선형과 주희정 등 2명의 가드를 앞세워 스피드로 승부를 걸었으나 국내 선수 중 최장신인 하승진(221cm)이 버티는 KCC의 높이를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리바운드에서 27-40으로 절대 열세를 보인 SK는 외곽포를 기대했던 김효범까지 KCC 수비에 묶여 무득점에 그쳤다.
문 대행은 “뭐라고 해야 할지 딱히 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며 예상 밖의 큰 점수 차 패배에 다소 충격을 받은 듯한 표정이었다. 그는 “긴장을 많이 한 탓인지 1, 2쿼터에 집중력이 너무 떨어졌다. 높이에서 밀리기 때문에 속공 농구를 해야 했는데 전혀 안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부족한 부분이 많이 드러났지만 이제 한 경기를 했을 뿐이다. 다음 경기를 준비하겠다”며 마음을 추슬렀다.
KCC는 가드 전태풍(15득점)과 센터 디숀 심스가 30득점을 합작했다. 전체 12순위로 KCC 유니폼을 입은 신인 선수 김태홍은 3점슛 1개를 포함해 14득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 3블록슛의 활약으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KCC는 이날 승리로 지난 시즌까지 당한 4년 연속 시즌 첫 경기 패배에서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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