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35)의 일본프로야구 생활은 파란만장했다. 눈물 속에 방황하기도 했고, 벅찬 환희의 순간을 만끽하기도 했다. 부와 명성을 얻기도 했지만 질타와 비난에 시달린 적도 있다.
2004년 지바 롯데에 진출한 그는 첫해 타율 0.240, 14홈런, 50타점에 그쳤다. 생애 처음 2군생활도 맛봤다. 그러나 이듬해 30홈런을 터뜨리며 거포 본색을 드러냈다.
특히 일본시리즈에서 맹활약하면서 일본 최고 명문팀 요미우리의 러브콜을 받았다. 2006년부터 거인군단의 4번타자로 자리잡은 그는 타율 0.323, 41홈런, 108타점을 기록하며 일본에서도 최고타자로 우뚝 섰다. 그러자 요미우리는 2007년부터 4년간 30억엔을 안기며 그를 붙잡았다.
호사다마일까. 부상의 어두운 그림자가 이승엽을 엄습했다. 2006년 말 무릎수술 후 30홈런을 기록했지만 2007시즌 후 왼손 엄지 수술을 받으면서 정교함을 잃고 급격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8년 8홈런, 2009년 15홈런에 불과했다. 2010시즌 타율 0.163과 5홈런으로 생애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자 요미우리는 재계약 포기를 통보했다.
이승엽은 오릭스와 2년계약을 하면서 절치부심했지만 올시즌에도 타율 0.201, 15홈런, 51타점에 그치자 계약기간 1년을 남기고 일본생활을 청산하기로 결심했다. 통산 797경기에 출장해 159홈런(타율 0.257, 439타점)의 족적을 남긴 것으로 일본생활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