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정근우는 재훈(4)과 지완(2), 두 아들을 두고 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사랑스러운 아이들이지만 요즘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부쩍 야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큰 아들 재훈은 이미 진로를 야구선수로 결정했다. 아빠를 향해 “내가 타석에서 로봇으로 변신해서 안타를 치겠다”고 공언할 정도다. 심지어 재능도 있다. 그도 “공을 올려주면 곧잘 받아친다”며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둘째 아들도 야구에 점점 눈을 뜨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돌잔치 때 야구공을 짚었던 터라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었지만 형을 따라 틈만 나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가업(?)을 이어받는다는 데 마다할 부모는 없겠지만 프로에 오기까지 힘든 과정을 아들이 겪는다고 생각하니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그는 “뽀로로 방망이를 빨리 치워야겠다”며 농담 섞인 진심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야구에 대해 알기 시작하면서 안타를 치고 집에 돌아가면 “아빠 잘 했어”라고 쿨하게 말해주는 아들의 칭찬에 힘을 얻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MVP에 이어 플레이오프에서도 불방망이를 휘두를 수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