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시즌 최종전이 될지 모를 플레이오프(PO) 5차전. SK는 에이스 김광현을 선발 카드로 꺼내들었다. 표면적으로는 최강의 카드, 그러나 SK의 속내는 복잡하다.
KIA와의 준PO 1차전(4.2이닝 1실점), 롯데와의 PO 1차전(3.2이닝 4실점)에 출격한 김광현의 투구가 기대치를 밑돌았기 때문. 이에 이만수 감독대행은 20일 PO 4차전 패배 직후 “김광현을 5차전 선발로 내겠지만 안 좋으면 1회에 바꿀 수도 있다”란 발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원칙상 당연한 말이지만 그동안 일관되게 “김광현은 우리 에이스”라고 했던 이 대행의 믿음이 흔들리는 기미가 감지된다. 이에 대해 이 대행은 21일 “광현이가 잘 던지면 당연히 끝까지 밀고 간다. 그러나 지면 끝나는 5차전 아닌가. 광현이뿐 아니라 우리 불펜투수들을 믿고 배려하려는 의미에서 그런 말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광현이 혹시라도 중압감에 시달릴까봐 따로 불렀는데 오히려 “걱정 마세요. 씩씩하게 던지겠습니다”라는 위로를 들었다고 이 대행은 소개했다. 김광현의 구위는 분명 전성기와는 다르다는 게 SK 내부의 평가다. 작년 겨울 훈련량이 워낙 모자란 후유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현재 100구 이상을 던질 수 있도록 몸이 올라왔으나 관건은 제구력이다. “전반적으로 볼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아직 투구폼이 완벽히 정착되지 않은 탓이겠지만 정신적 요소도 작용하고 있다. ‘뒤늦게 합류한 만큼 더 잘해야 된다’는 책임감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한 셈이다. 그러나 팀에서 긍정 마인드로 유명한 선배 송은범에게 조언을 구하는 등 해답을 찾으려 애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