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비룡… 삼성 불펜은 ‘마의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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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6일 07시 00분


SK 와이번스 윤희상- 삼성 라이온즈 장삼. 스포츠동아DB
SK 와이번스 윤희상- 삼성 라이온즈 장삼. 스포츠동아DB
■ KS 2차전 누가 웃을까?

비집고 들어갈 틈 없는 삼성 ‘철의 불펜’
2차전엔 장원삼 뒤에 정인욱 조커 배치
SK도 필승계투·스몰볼로 V 배수의 진


SK는 전문가들의 열세라는 예상을 뒤엎고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이길 수 있다’는 나름의 계산과 자신감이 서 있었다. 그러나 삼성과 붙은 한국시리즈(KS)는 좀 다르다. “삼성은 레벨이 다른 팀”이라는 말 속엔 부담감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삼성이 롯데, KIA보다 월등히 강한 전력이라는 의미보다는 SK가 이기기에 정말 벅찬 팀컬러를 갖고 있다는 쪽에 가깝다. SK처럼 불펜이 강한데, 선발진과 타력은 오히려 우세이기에 SK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안 보이는 것이다.

25일 KS 1차전은 바로 이런 SK의 우려가 고스란히 현실로 드러난 한판이었다. 역전에 강한 SK에 KS 1차전 패배는 아무 것도 아닐 수 있지만 문제는 내용이었다.

전혀 삼성에 흠집조차 내지 못하고, 삼성 페이스에 고스란히 끌려갔기 때문이다. 이는 곧 2차전의 판세도 SK에 절대 불리해졌다는 의미로 귀결된다.

삼성은 26일 2차전 선발로 좌완 장원삼을 예고했다. 장원삼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 여차하면 줄줄이 투입될 불펜의 힘이 확인된 대목이다

25일 1차전에서도 삼성은 무실점 호투하던 매티스를 4이닝 만에 내리고 차우찬∼안지만∼권혁∼오승환의 불펜진을 가동해 SK 타선을 셧아웃시켰다. 2차전은 차우찬 대신에 정인욱이 조커 역할을 맡고, 나머지 불펜은 고스란히 전원 대기한다. 지쳐 있는 SK 타선이 넘기에는 버거운 존재들이 즐비하다.

확실히 힘의 열세를 체감했을 SK로서 2차전을 앞두고 1차전에서 얻은 몇 안 되는 위안거리는 오류를 확인한 대목이다.

가령 이 대행이 과연 2차전 이후에도 이호준을 중용하는 모험을 할 것이냐는 것이다. 이호준의 타격 슬럼프는 차치하고, 번트같은 스몰볼로 가야 그나마 승산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또 이재영 1명으로 기울어진 게임을 끝내서 불펜 소모를 아꼈다는 소득도 있다. SK는 2차전 선발로 윤희상을 올린다.

사실 1승1패가 목표였던 SK로서는 필승 계투진이 26일 2차전부터 가동될 것이기에 더 한층 숨막히는 투수전 전개를 기대해 볼만하다.


대구|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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