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SK는 2차전에 나란히 크게 손질한 라인업을 꺼내들고 나왔다. 모두 상대 선발투수를 의식한 변화였다. ‘맞춤형 라인업’이다.
삼성은 1차전에 지명타자로 내세웠던 4번 최형우를 2차전에 좌익수로 기용했다. 대신 지명타자로는 왼손 조영훈이 6번에 포진했다. 또한 1차전에 6번으로 나선 왼손 채태인을 3번으로 올렸다. SK 선발이 우완 윤희상이었기 때문에 1차전보다 좌타자를 1명 늘리고, 전진 배치했다. 2번 박한이∼3번 채태인∼4번 최형우에 이어 6번 조영훈이 윤희상의 저격수로 나섰다.
류중일 감독은 “결국 윤희상을 공략해야 한다. 2∼4번이 왼손 볼을 쳐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윤희상에 대비한 진용을 갖췄지만 2회말 삼성 공격에서 돌출상황이 빚어졌다. 오른쪽 어깨에 부상 징후를 느낀 윤희상이 강판을 자청하자 좌완 이승호가 곧장 마운드에 올랐다.
SK도 좌완인 삼성 선발 장원삼 대비와 체력 안배를 위해 상당한 폭의 조정을 가했다. 전날 제몫을 못했던 6번 지명타자 이호준을 빼면서 5번 지명타자 안치용(우타)∼6번 중견수 김강민(우타)을 내세웠다. 1∼4번은 종전과 똑같았다. 안치용이 수비에서 빠지면서 자리가 빈 우익수를 임훈에게 맡기면서 7번에 넣었다. 또 유격수로는 지친 기색이 역력한 주전 박진만을 빼고 백업 최윤석을 선발로 내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