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인없는 편지] 동화 형, 지갑 두둑하게 채워줄게…‘가을동찬’ 기대해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10월 27일 07시 00분


조동화(오른쪽)-조동찬 형제. 사진제공|SK 와이번스
조동화(오른쪽)-조동찬 형제. 사진제공|SK 와이번스
■ 동생 조동찬이 조동화에게

2010한국시리즈(KS)는 형제 대결로도 관심을 모았다. 조동화(30·SK)-조동찬(28·삼성)이 그 주인공이었다. 2005·2006 KS에서 삼성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한 동생 동찬. 2007·2008 KS에서 SK가 2년 연속 패권을 거머쥐는데 공헌한 형 동화. 하지만 둘의 첫 KS 맞대결은 형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2011년에도 KS에서 다시 만나자고 다짐한 형제. 그러나 조동화가 9월20일 사직 롯데전에서 왼 무릎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되면서 그 꿈은 무산됐다. 형이 없는 SK를 상대하는 동생의 심정은 안타깝기만 했다.

형. 어제도 통화를 했는데, 이렇게 편지로 얘길 하려니 어색하네. 동생이지만, “우승하라”고 말할 수 없는 형의 심정 잘 알아. 그냥 “잘 하라”고만 하더라. 형은 그래도 SK 소속이니까 이해해.

어릴 때부터 야구하면서 항상 붙어 다녔던 우리인데, 올 가을에도 그라운드에서 함께 경기하기를 바랐는데…. 너무 아쉬워. 특히나 12월에 결혼을 앞둔 형이 얼마나 각별한 각오로 올시즌을 보냈는지 알기에 더 그런 것 같아. 형이 나한테 했던 말 기억나? “동찬아. 우리랑 경기하면 형 눈빛을 잘 봐라. 죽기 살기로 할 테니까.” 물론 지금의 SK도 강하지만, 형이 외야에 있을 때 SK 수비는 더 빈틈이 없었던 것 같아.

형은 잘 이겨낼 것이라고 믿어. 야구를 하면서 내가 항상 부러워했던 ‘우리 형’이니까 말이야.

올해는 우리 가족에게 좋지 않은 일들이 많았던 것 같아. 아버지께서도 교통사고를 당하시고, 형도 다치고, 나 역시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잖아. 하지만 끝이 좋으면 다 좋은 거래. 내가 우리 가족을 대표해서 2011년의 마지막을 깔끔하고 멋있게 장식하려고 해.

형 별명이 ‘가을동화’지만, 나도 포스트시즌에서 강했던 것 알지?(25일까지 KS 23경기출장, 타율 0.299) 집안의 좋은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가을동찬’이 되도록 할게. 작년에 형이 KS 우승하고 내게 용돈을 두둑하게 줬잖아. 올해는 내가 형 지갑 채워줄 테니 기대하고 있으라고!

정리|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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