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의 축구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열풍의 진원지는 전북 현대. 전북이 K리그 정규시즌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고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선전을 거듭하면서 스탠드가 연일 들썩이고 있다.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는 쌀쌀한 가을 날씨에도 1만7069명의 팬이 모였다. 원정 1차전에서 3-2로 이긴 전북이 이날 결승에 오르는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 평일임에도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팬들이 몰려들었다.
전북은 에닝요가 2골을 터뜨린 데 힘입어 2-1로 이기고 2승으로 결승에 선착했다. 결승전은 내달 5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단판 승부로 펼쳐진다.
전북의 올해 K리그 홈경기 평균 관중은 1만5082명으로 FC 서울(2만7815명)과 수원 삼성(2만4924명), 울산 현대(1만5253명)에 이어 4위. 인구 65만의 중소도시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다. 예향으로 웬만해선 잘 나서지 않는 전주 시민들을 그라운드로 이끈 것은 멋진 플레이와 구단의 적극적인 홍보이다.
전북은 최강희 감독을 2005년 영입해 7년간 꾸준하게 맡겼다. 선수 보는 눈이 탁월하고 잘 관리해 ‘재활 공장장’으로 불리는 최 감독은 선수들을 체계적으로 지도해 2006년 챔피언스리그 우승, 2009년 K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올해는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로 팬들을 사로잡으며 K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동시에 노리게 됐다.
구단은 5년 전부터 ‘후원의 집’을 활성화했다. 전주 시내 60여 곳을 비롯해 군산, 익산 등의 요식업체와 연계해 홈경기 세일즈를 했다. 후원의 집에 유명 선수 유니폼과 사진, 사인볼을 기증해 경기 일정 홍보를 부탁하고 단골들에게는 경기 티켓을 50%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열었다. 이동국 김상식 조성환 등 스타플레이어들의 사인회도 자주 열었다.
이철근 전북 단장은 “이제 열성 고정 팬이 1만 명 정도 돼 궂은 날씨에도 스탠드가 뜨겁다.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과 K리그 챔피언결정전 땐 경기장이 꽉 찰 것”이라며 흐뭇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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