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문의 투구읽기] 송은범 위기서 빛난 100점 컨트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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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9일 07시 00분


송은범이 벼랑끝에서 SK를 지켰다. 팔꿈치 부상을 안고 3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송은범이 3회 2사 만루에서 
삼성 최형우를 삼진으로 잡고 환호하고 있다. 문학|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송은범이 벼랑끝에서 SK를 지켰다. 팔꿈치 부상을 안고 3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송은범이 3회 2사 만루에서 삼성 최형우를 삼진으로 잡고 환호하고 있다. 문학|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직구·슬라이더 섞어 삼성타선 완벽 요리
잘 던지던 저마노 실투 두개 뼈아픈 실점
엄정욱 자기공 믿고 더 과감하게 승부해야


결과는 SK의 승리로 끝났지만, 양팀 마운드가 아직까지 상대 타선을 압도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특히 2패로 몰린 가운데 3차전 선발 중책을 맡았던 SK 송은범이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무실점으로 막아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 빛났던 송은범의 역투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 PO 3차전에서 각각 부담감을 갖고 등판해 팀을 승리로 이끌었던 송은범의 힘이 또 한번 발휘됐다. 심리적으로 쫓길 수도 있는 처지였지만 3회 1사 만루에서 3번 채태인과 4번 최형우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장면은 송은범 투구의 백미였다.

스트라이크존에서 빠지는 볼도 기껏해야 볼 하나 차이일 정도로 제구력이 빼어났다. 직구는 낮게 들어갔고, 비록 위기를 겪었지만 그 상황에서도 자기 볼을 던질 수 있다는 것은 송은범이 참 좋은 투수라는 점을 보여주고도 남았다. 직구와 슬라이더, 주로 두 구종만으로 상대 타선을 제압할 수 있었던 것도 볼끝과 로케이션이 좋았기 때문이다.

● 홈런 두 방에 무너진 저마노

저마노는 패전의 멍에를 쓰긴 했지만 적절하게 변화구를 구사하면서 SK 타자들을 괴롭혔다. SK 타자들이 커브를 노리고 들어왔지만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시즌 때 패턴하고 큰 변화가 없었음에도 SK 타자들이 공략하지 못한 점이 의아할 정도다. 단기전은 실투에 의한 홈런으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저마노 역시 가운데쪽으로 몰린 실투 두개가 박재상과 최동수에게 각각 홈런으로 연결된 게 아쉬울 법 했다.

● 주자 신경 쓰다 불안한 모습 보인 엄정욱

불펜으로 나선 삼성 정인욱이 기대보다 변화구 각이 좋지 않았던 것과 달리, SK 정대현과 정우람은 두 투수가 왜 항상 믿을 수 있는 필승조로 불리는지 보여줬다.

SK 마무리로 나선 엄정욱은 9회 불안한 모습을 보였는데 지나치게 타자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느낌이 든다. 9회 1사 후 진갑용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것은 바깥쪽 완벽한 제구에 신경썼기 때문이라고 하더라도, 조영훈이 1루 대주자로 나간 뒤 주자에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김상수와의 승부에서도 초반 잇달아 볼을 뿌렸다. 구위가 괜찮았기 때문에 퀵모션에 신경을 쓰면서 자신의 볼을 믿고 좀 더 과감하게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양상문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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