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양희영 ‘족보’가 기가막혀

  • 스포츠동아
  • 입력 2011년 10월 31일 07시 00분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확정한 양희영이 양 팔을 높이 들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우승을 확정한 양희영이 양 팔을 높이 들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 KB금융 스타챔피언십서 국내 첫 우승

엄마는 서울 亞게임 창던지기 동메달리스트
아빠는 카누선수 출신 등 만능 스포츠 가족
박세리 닮은 외모에 “사인 해달라” 요청도


“아빠는 카누 선수, 엄마는 투창 선수 출신이죠. 운동신경과 몸 하나는 타고 났죠.”

양희영(21·KB금융)은 30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에서 우승했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 2위 그룹(10언더파 278타·이민영, 김하늘, 이정연)에 4타 앞선 완벽한 승리다. 국내 대회 첫 우승이다.

양희영은 초등학교 4학년 골프를 시작했다. 골프선수로는 완벽한 조건을 타고 났다. 가족은 모두가 스포츠인 출신. 아버지 양준모 씨는 국가대표 카누 선수 출신이고, 어머니 장선희 씨는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때 창던지기 동메달리스트 출신이다. 골프는 엄마의 권유로 시작했다.

양희영의 고모 양연모 씨는 “희영이를 보면 아빠의 노력과 엄마의 승부근성을 하나씩 빼 닮았다. 아빠가 운동할 때도 코치께서 끈질기게 노력하는 모습을 높게 평가했었는데 지금 보면 희영이가 아빠의 그런 모습을 많이 닮았다”고 말했다. 양희영은 한 번 골프채를 잡으면 적어도 8시간씩 연습해야 직성이 풀리는 노력형 골퍼다. 양희영은 “글쎄요. 제 생각에는 승부에 집착하는 모습이 엄마와 더 닮은 것 같아요”라며 웃었다.

● 박세리 닮은 ‘리틀 박세리’

“박세리 선수 사인 좀 해주세요?”

양희영은 2∼3년 전까지도 가끔 이런 오해를 받아왔다. 박세리와 비슷한 외모 때문이다. 걸음걸이며 당당한 체구, 플레이 스타일, 그리고 스윙 코치(톰 크리비)까지 양희영은 박세리를 꼭 빼 닮았다. 양희영도 그런 오해가 싫지는 않았다. 그는 “가끔씩 팬들이 찾아와 사인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사실은 저를 알아보시는 게 아니고 박세리 언니로 착각해서 벌어진 일이죠.

한번은 박세리 언니가 저를 보고 ‘정말 나랑 닮았네!’라며 웃으셨죠”라고 말했다. 미국에 진출한 지 3년째지만 아직도 박세리와 착각해 사인을 해달라는 팬들이 많다며 멋쩍어 했다.

양희영이라는 이름은 국내 골프팬들에게도 낯설지 않다. 2006년 2월 호주에서 열린 유럽여자골프투어(LET) ANZ마스터스에서 아마추어 자격으로 우승하면서 유명해졌다. ANZ마스터스에서 22년 만에 나온 아마추어 우승이다. 당시엔 ‘호주의 미셸 위’로 불렸다.

유럽무대를 거친 양희영은 2009년 미 LPGA 투어로 무대를 옮겼다.

세 번째 시즌을 맞은 양희영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됐다. 9월 월마트 NW 아칸소챔피언십과 10월 선라이즈 타이완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하면서 우승에 가까이 다가섰다. 특히 대만에서 열린 선라이즈 타이완챔피언십에서는 잘 치고도 청야니의 벽에 가로막혀 우승을 놓쳐 아쉬움이 많았다.

기다리던 우승을 고향인 한국에서 이뤄냈다. 양희영은 “최근 두 차례 준우승을 하면서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이번에 우승하게 돼 너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한편 이날 끝난 경기에선 김하늘(23·비씨카드)이 공동 2위에 오르면서 시즌 상금 3억9829만원으로 사상 처음 4억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 양희영은?

출생 및 학력
- 1989년 경기도 고양
- 충남 서산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시작
- 2004년 호주 골프유학

수상 경력
- 2006년 LET ANZ 마스터즈 우승(아마추어)
- 2008년 독일여자오픈, 스칸디나비안TPC 우승

특이사항
- 아버지 양준모 씨는 국가대표 카누 선수 출신
- 어머니 장선희 씨는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창던지기 동메달리스트

영종도|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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