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의 제왕’이라는 SK에게도 단일 포스트시즌(PS) 최다경기의 후유증은 큰 장애물이다. SK는 31일 삼성과 한국시리즈(KS) 5차전을 치르면, 준플레이오프(준PO) 4경기(3승1패), PO 5경기(PO)까지 2011PS에서 총 14경기를 소화하게 된다.
종전 한 시즌 PS 최다경기는 2006년 한화, 2004년 삼성 등 6개 팀이 기록한 13경기. 하지만 이 팀들은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KS 패권을 차지한 팀 중에서는 1992년의 롯데와 2001년의 두산이 12경기를 치른 것이 최다다.
삼성 김상수는 “PS에서의 1경기는 페넌트레이스에서 10경기를 한 것만큼 체력소모가 있다”고 말한다. SK 박재상은 “승부에 대한 집중 때문에 정신적인 피로감도 만만치 않다”고 호소한다.
실제로 SK 전력의 곳곳에서는 이미 과부하 현상이 드러났다. 주전포수 정상호는 KS 4차전을 앞두고는 팀훈련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온 몸이 만신창이이기 때문이다. 타자들의 배트스피드는 물론이고, SK가 자랑하는 불펜의 힘도 떨어졌다. 준PO, PO에서 이범호(KIA)·이대호(롯데)를 압도하던 박희수의 부진이 대표적인 사례다.
SK 이만수 감독대행은 “뛰는 야구도 할 수가 없다. (선발라인업에서) 도루가 가능한 주자는 정근우와 박정권 정도뿐”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나마 박정권도 옆구리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 PS에 맞춰 몸을 만든 박재상(종아리), 김강민(무릎 위 근육) 등 빠른 주자들은 부상으로 몸이 100%가 아닌 상황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다. 과연 SK는 이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