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뺨친 안지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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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31일 07시 00분


삼성 라이온즈 안지만. 스포츠동아DB
삼성 라이온즈 안지만. 스포츠동아DB
1. “위기관리 탁월? 어릴때 많이 맞아본 덕분”
2. “오승환보다 낫다? 나를 쓰게 하려는 전략”


삼성 불펜의 기둥 안지만(28)은 모자를 삐딱하게 돌려쓴 ‘힙합 스타일’로 마운드에 오르곤 한다. 훈련할 때만 해도 다른 선수들처럼 얌전하게 모자를 쓴다. ‘힙합지만’이라는 별명이 붙은 이유다. 곱상하게 생긴 얼굴에서 풍기는 모범생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겉모습만 그런 게 아니다. 입담도 수준급이다. 일단 말문을 열면 ‘개그본능’이 꿈틀댄다. 시즌 개막 직후다. 스프링캠프에서 서클체인지업을 신무기로 장착한 그에게 국내서 서클체인지업을 가장 잘 던지는 류현진(한화)과 비교하면 어떠냐고 묻자 “(류)현진이의 서클체인지업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지만, 내 서클체인지업은 건드리지 않으면 그냥 볼이다”며 배시시 웃은 적도 있다.

29일 한국시리즈 4차전 5-4로 바짝 쫓긴 7회말 무사 1·3루의 절박한 상황에서 구원 등판한 그는 공 4개로 간단히 추가실점 위기를 막고 경기 후 수훈선수로 선정돼 공식 인터뷰 장소에 등장했다.

빼어난 위기관리능력의 비결을 묻자 안지만은 대뜸 “어릴 때 많이 맞아봐서 이제 안 맞는 법을 알 것 같다”고 답해 폭소를 자아냈다. 2003년 입단해 2006년까지 4년간 패전처리를 포함한 궂은일을 도맡을 수밖에 없었던 시절의 소중한 경험을 강조한 것이다.

이어 ‘SK에선 오승환보다 더 까다로운 볼을 던진다고 평가한다’고 칭찬하자 곁에 있던 류중일 감독을 바라보면서 “내 공을 치려는 선수인 것 같다. 그렇게 얘기해 감독님이 날 쓰도록 만들어서 안타를 뽑아내려는 속셈이다. 누가 봐도 (오)승환이 형 공이 좋다”고 재치있게 응수해 또 한번 감탄사를 자아냈다.

문학|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트위터 @jace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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