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1-0으로 앞선 한국시리즈 5차전 8회 초 SK 공격. 2사 1, 2루 위기에서 삼성의 두 번째 투수 안지만이 마운드를 내려가자 잠실구장에는 차임벨 소리와 함께 전광판에 ‘끝판 대장 오승환’이라는 자막이 떴다. 나오기만 하면 그걸로 경기는 끝이라는 오승환(사진)의 등장에 맞춰 경기 종료를 상징하는 차임벨이 울린 것이다. 전광판에 새겨진 대로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다. 네 타자를 상대한 오승환은 한 번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하며 팀에 5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안겼다.
오승환은 1, 2, 5차전에서 세이브를 기록하며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도 당연히 그의 몫이었다. 오승환은 기자단 투표에서 전체 66표 중 46표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팀 동료 차우찬(18표)을 제치고 MVP의 영광을 안았다. 오승환의 한국시리즈 MVP 등극은 세 경기에 등판해 1승 1세이브를 기록했던 2005년 이후 6년 만이다. 오승환은 “이번 시리즈에서 우찬이가 워낙 잘 던져 솔직히 MVP는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지난해 팔꿈치 수술과 재활로 4세이브에 그쳤지만 올 시즌 54경기에 나와 47세이브(1승)로 2006년 자신이 세운 아시아기록과 타이를 이루며 재기에 성공했다. 이날 MVP까지 거머쥐며 완벽 부활에 정점을 찍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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