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현수(23)의 다짐이었다. 김진욱 감독 취임 이후 첫 훈련일이었던 3일 잠실구장. 그는 밝은 얼굴로 운동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직 시즌 중 부상당한 허리와 무릎이 좋지 않아 훈련을 하지 않았지만 휴식기간 동안 치료에만 집중한 덕분인지 시즌 때보다 한결 편안해진 모습이었다.
그는 올시즌 타율 0.301, 13홈런, 91타점을 올렸다. 나쁘다고 할 순 없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움은 크다. 가장 늘리고 싶었던 홈런수가 지난해에 비해 절반가량 줄었고, 4년 연속 150안타에 도전했지만 7개가 모자랐다. 무엇보다 시즌 초반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며 ‘김현수’라는 이름 석자에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 가지 긍정적인 부분은 24개의 홈런을 때려낸 지난 시즌에 비해 타점이 많다는 점. 시즌 후반부터 타점사냥에 나서기 시작해 김동주(75), 최준석(75)을 제치고 팀내 최고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만족하지 못한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늘 그렇듯 좀 더 나은 내년을 위한 구상을 쏟아냈다.
첫 번째가 체중감량이다. 올 스프링캠프 때 파워를 키우기 위해 몸무게를 늘렸지만 오히려 독이 됐다. 그는 거포인 것에 비해 주루플레이가 가능하고 외야수비도 나쁘지 않지만 살이 붙으면서 몸이 무거워졌다.
그는 “순발력이 떨어져서 106kg에서 10kg 정도를 감량할 예정이다”며 “물론 파워도 중요하기 때문에 체지방을 줄이고 근력을 늘리는 웨이트트레이닝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많이 아파서 아쉬웠던 시즌이다. 1월까지는 방망이를 잡기보다 기초체력이나 재활에 포커스를 맞추고 준비를 잘 하겠다”고 이를 앙다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