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경주 상금 7억으로 늘려 “국산마 발굴” 외산마 제한…
4세 수말 ‘당대불패’ 2연패
막판 폭풍레이스 6일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열린 제8회 대통령배 대상경주에서 ‘당대불패’(왼쪽)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당대불패는 다른 말들을 여유 있게 제치며 지난해에 이어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우승했다.
과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한국은 국제경주분류위원회(ICSC)가 경마 수준에 따라 분류한 국가별 등급에서 파트3에 속한다. 일본은 최고 등급인 파트1, 홍콩 인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는 파트2로 분류됐다. ICSC는 경마 선진국인 영국과 미국 등의 경마 시행체 대표 등으로 구성된 단체로 세계의 대상 경주 기준을 정하고 등급을 매긴다.
국제경마연맹(IFHA)이 2009년 발간한 통계에 따르면 경주 수와 매출액에서 한국은 일본에 크게 뒤진다. 하지만 홍콩과의 차이는 크지 않다. 한국은 연간 경주 수가 1833회로 홍콩(767회)보다 오히려 많다.
한국마사회는 경마 인프라에서도 홍콩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그런데도 왜 한국은 홍콩보다 아래인 파트3일까.
○ 국제경주가 필요한 이유
마사회는 ‘국제경주의 부재’를 이유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일본에는 총상금 4억7600만 엔(약 67억9000만 원)의 저팬컵을 포함해 ICSC로부터 인증 받은 국제경주가 10개가 넘는다. 홍콩에서는 세계적인 준마들이 출전하는 홍콩컵이 총상금 250만 달러(약 27억8000만 원)를 걸고 국제경주로 치러진다. 하지만 국내에는 아직 국제경주가 없다.
ICSC가 국가별로 등급을 매길 때 따지는 건 경마 인프라와 해당 국가에서 열리는 경주에 수준급 경주마가 얼마나 출전하는지, 해당 국가의 경주마가 국제경주에서 어느 정도 성적을 내는지 등이다. 한국 경마는 인프라를 어느 정도 갖췄지만 국산마의 경주 능력은 하루아침에 좋아지지 않는다. 따라서 유명한 경주마들이 출전하는 수준 있는 국제경주 개최가 우선이다.
○ 대통령배 대상 경주가 가장 근접
마사회는 2020년 안에 국제경주를 개최한다는 장기 플랜을 갖고 있다.
대회 창설이 아닌 기존의 국내 경주를 국제경주로 전환한다면 6일 과천 서울경마공원에서 제9경주(2000m)로 열린 대통령배 대상 경주가 후보 0순위다. 국내 경주 중 상금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총상금 5억 원이었던 대통령배 대상 경주는 8회째를 맞은 올해 7억 원으로 늘었다. 내년에는 3억 원을 더 늘려 10억 원으로 올릴 계획이다. 일반 대상 경주의 총상금은 3억 원 안팎이다.
대통령배 대상 경주의 상금 증액은 국제경주를 준비하기 위해 멀리 내다본 포석이다. 출전 자격을 국산마로 제한한 것도 외국산마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뛰어난 국산마를 발굴해 한국 경마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 경주는 서울과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오픈 레이스로 펼쳐져 최강의 국산마를 가리는 경주다.
이날 조성곤 기수가 등에 오른 부산경남경마공원의 4년생 수컷 말 ‘당대불패’가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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