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 이대호 쟁탈전…롯데, 오릭스 파격대우 소식에 전략 전면 수정 원구단 협상도 시작하기전 일본야구서 신분조회 요청 오릭스 ‘2년 5억엔+α’ 준비설 “이러다 팀 간판스타 뺏길라” 협상전략·몸값 원점 새출발 롯데 통큰 베팅 얼마? 관심집중
일본의 오릭스가 예상보다 훨씬 파격적인 조건을 내민 것으로 파악된다. 처음부터 안일하게 대응할 생각은 없었지만 상황이 점점 더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무조건 잡는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그러나 이를 실행하기 위한 전략은 전면 재수정에 들어갔다.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고 있다.
롯데는 당초 프리에이전트(FA) 이대호와 우선협상기간(10∼19일) 초반에 협상 테이블을 차릴 예정이었지만 10일까지 약속조차 정하지 않았다. 돌아가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좀 더 세밀하게 준비한 뒤 협상에 나설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 오릭스, ‘2년에 5억엔+알파(α)’
이미 일본 언론은 오릭스가 이대호 영입을 위해 2년간 총액 5억엔(75억원)의 실탄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롯데는 당초 이 금액에 상당액의 옵션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으나 최근 일본 소식통을 통해 확인한 결과 5억엔이 ‘보장금액’이고, 거기에 알파(α)까지 더해진다는 얘기를 접했다.
오릭스의 이대호 영입 의지가 예상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우선협상기간에 들어가기도 전인 9일, ‘이례적으로’ 일본야구기구(NPB)를 통해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이대호 신분조회가 들어온 것 역시 이와 같은 연장선상에서 해석하고 있다.
● “이대호가 현명한 판단해 줄 것”
이대호를 잡기 위해 역대 FA 최고금액인 60억원에 ‘플러스 알파’를 베팅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배재후 단장은 “역대 최고 대우를 하겠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이대호가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본에 진출할 경우, 돈은 한국보다 더 많이 받을지 몰라도 낯선 환경에서 용병 신분으로 싸워야 하는 점, 김태균 이범호 등의 실패사례에서 보듯 위험부담을 안고 가야한다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 “한국에서 최고 대우를 통해 롯데에 남는 게 현명한 선택일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문한 운영부장 역시 “일본에 가면 세금 부담이 만만치 않아 실제 수령액은 뚝 떨어진다”고 했다. 일본에서 활약하는 외국인 선수의 경우, 2년째까지는 소득액 중 25%의 세금을 내고 3년째부터는 20%의 세금을 낸다.
● 전략 전면 재수정
배 단장과 이 부장은 “협상 전략도 처음부터 다시 짜고 있다”고 했다. ‘협상의 묘’를 살리기 위해 1차 협상에서 최고액보다 낮은 금액을 제시한 뒤 다음 면담에서 ‘순차적으로’ 올려서 제시할지, 아니면 1차 협상에서 최종 금액을 단 한번에 불러 이대호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등 기본적인 협상 전술부터 최종 제시액까지 다시 검토하겠다는 말이다. ‘오릭스 변수’가 예상보다 거세게 파악되면서 롯데가 민첩하게 움직이고 있다. 과연 롯데는 이대호를 잔류시키는데 성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