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마무리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LG 임찬규(19)는 여전히 씩씩했다. 고된 훈련을 소화하면서도 틈만 나면 재롱을 부린다. 분위기 메이커로 선배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임찬규는 삼성 배영섭(26)에 밀려 생애 한번뿐인 신인왕의 영광은 차지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신인왕이 전부는 아니잖아요. 어차피 내가 받을 거라고 생각 안해 괜찮아요”라며 웃었다. 시상식 때 나비넥타이는 압권이었다. 이에 대해 그는 “태어나 그런 복장은 처음이었어요. 왠지 아세요? 투표에는 밀려도 옷가지에서는 영섭이 형한테 밀리면 어떡해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행복한 프로 첫 시즌이었다고 돌이켰다. 특히 신인왕은 놓쳤지만 더 큰 꿈을 꾸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영섭이 형이 신인왕을 받으러 나갈 때 우연히 (윤)석민이 형과 눈이 마주쳤어요. 석민이 형이 ‘괜찮아. 나도 신인왕 못 받았어’라고 위로해 주시더라고요. 생각해보니 MVP가 된 석민이 형처럼 저도 첫해보다는 둘째 해, 둘째 해보다는 셋째 해, 갈수록 잘하는 선수가 되면 좋겠더라고요.”
올시즌 65경기에 선발, 중간, 마무리로 등판해 9승6패, 7세이브, 방어율 4.46. 19세 신인투수로는 수준급의 성적이다. 그러나 스스로는 제구력과 체력 면에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프로 첫해 풀타임으로 뛰다보니 시즌 중반부터 힘겨웠다는 고백. 그래서인지 진주 마무리훈련에서 한 시즌을 버틸 수 있는 강한 체력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당찬 포부도 밝혔다.
“2013년 WBC 대표선수를 목표로 세웠어요. 그러려면 내년에 정말 잘 해야죠. 꿈과 목표가 커야 저를 채찍질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임찬규의 가슴과 머리에는 온통 ‘긍정 바이러스’만 자리잡고 있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