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랍 휴스 칼럼]유럽을 정복한 감독들… 최고는 누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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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26년째 지휘봉을 잡고 있다. 두 달 뒤면 70세가 되는 그는 감독생활 37년 중 절반 이상을 맨유에서 보냈다.

잉글랜드 명문 클럽에서 살아남는 것은 오로지 성취의 문제다. 퍼기(퍼거슨의 애칭)는 엄청난 압박을 받으면서도 프리미어리그 타이틀을 12개나 획득했다. 계속 이기는 그는 마치 황소처럼 권좌를 지키고 있다.

퍼기는 스페인의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가 기준이라며 맨유를 새롭고 젊게 재건하고 있다. 은퇴하기 전에 챔피언스리그를 다시 제패겠다는 욕심도 있다. 그는 “나는 아직 건재하다. 3, 4년은 더 맨유를 이끌 수 있다”며 “내 후임은 젊고 강한 선수로 가득한 맨유에서 쉽게 팀을 이끌 것이다”라고 말했다.

퍼기는 15개국에서 온 선수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수백만 달러 연봉자들이 자신의 손짓 하나에 춤추게 만들었고 맘에 들지 않으면 가차 없이 내보내기를 반복하며 팀을 이끌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관찰이다. 감독이 지도하는 데 너무 관여하면 오히려 잃는 게 많다. 지도는 대부분 코치들이 한다. 나는 뒤에서 지켜보며 불굴의 승리자들을 어떻게 만들지를 상상한다”고 말했다.

퍼기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선박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22세까지는 파트타임 축구선수를 했지만 어느 순간 ‘승리자’로 변신했다. 퍼기는 맨유에 합류하기 전인 애버딘 시절 “가서 상대의 목을 끊어 놓아라”는 말을 애용했다.

그렇다면 퍼기는 사상 최고의 사령탑일까. 다른 인물들을 한 번 살펴보자. 스코틀랜드 출신인 고 맷 버스비 경은 제2차 세계대전의 폐허 속에서 맨유를 재건했다. 그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선수단에 ‘철의 의지’를 불어넣었다. 1958년 뮌헨 비행기 사고로 세계 최고의 선수들, 일명 ‘버스비의 아이들’을 8명이나 잃고도 팀을 재건해 유러피안컵을 거머쥐었다.

리뉘스 미헬스 감독은 네덜란드 출신으로 ‘토털 사커’의 아버지로 불린다. 모든 선수가 어떤 포지션도 맡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게 토털 사커의 핵심이다. 미헬스는 이 노하우를 바르사에 전파했다. 그의 제자인 네덜란드 영웅 요한 크라위프는 네덜란드 아약스와 바르사를 수준급으로 키웠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바르사 감독은 미헬스와 크라위프가 만든 바르사 유소년 아카데미 출신으로 선수와 지도자로서 모두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그는 유기적인 패싱플레이를 완성해 3년 동안 챔피언스리그에서 두 번을 우승했다. 두 번 모두 결승에서 맨유를 꺾었다. 리그에선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를 압도했다. 과르디올라는 리오넬 메시와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사비 에르난데스, 카를레스 푸욜 등에게 자신의 철학을 계승시켰다.

조제 모리뉴 레알 마드리드 감독도 있다. 그는 포르투갈의 FC 포르투와 이탈리아 인터 밀란을 챔피언스리그 왕좌에 올려놓았다. 첼시에는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안겼다. 리버풀의 전설 빌 섕클리와 밥 페이즐리는 리버풀을 유럽 최고 팀으로 만든 지도자다.

사실 누가 최고인지는 의견일 뿐이다. 과연 퍼기가 버스비, 미헬스, 그리고 향후 더 발전할 과르디올라보다 훌륭한 지도자라고 할 수 있을까. 여러분의 의견은 어떤가.

잉글랜드 칼럼니스트 ROBHU800@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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