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 늘었으니 더 올려줘야”… 서울시 주장에 두산-LG 고민사직구장 작년 2.4배 인상도
엄청난 임대료 차이 왜? 프로야구 LG와 두산이 사용하고 있는 잠실야구장. 서울시는 잠실구장 임대료를 2000년 연간 30억3200만 원에서 올해 36억8000만 원으로 20% 넘게 올렸다. 시는 내년 임대료를 더 인상할 계획이어서 공공시설을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잠실야구장 年36억원 동아일보DB(위),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홈구장인 뉴양키스타디움. 양키스는 2009년 개장한 이 경기장을 40년간 사용하는 조건으로 뉴욕 주에 연간 10달러, 총 400달러를 냈다. 지방자치단체가 야구장을 공공시설이자 문화공간으로보고 구단을 배려했기 때문이다. 뉴양키스타디움 年1만1000원 동아일보DB
“프로야구단은 마케팅 비용과 경영 실적을 감안해 임대료를 줄이거나 동결해 달라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는 관중이 늘고 물가가 올랐다며 인상을 주장하니 답답하죠.”
잠실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두산과 LG의 고민이다. 야구장 임대료가 해마다 치솟고 있다. 2000∼2002년 연간 30억3200만 원에서 2009∼2011년에는 36억8000만 원으로 20% 넘게 올랐다. 서울시는 이달 말로 예정된 임대 계약 연장에서도 큰 폭의 인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지자체, 프로야구로 한몫 챙기기?
프로야구는 올해 680만 관중을 돌파했다. 지자체는 팬들의 높은 인기만큼 임대료도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도(球都)’ 부산을 연고로 한 롯데의 올해 사직야구장 임대료는 10억800만 원이다. 지난해 임대료(4억4000만 원)보다 2.4배로 올랐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구단 자체 비용으로 야구박물관을 설치하고 기념품 숍 등을 정비했는데 임대료는 계속 올라 부담이 된다”고 했다. 부산시는 서울에 비해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낮아 현실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한화는 대전시에 입장료의 일정 부분을 세금으로 내는 게 전부다. 오히려 지자체로부터 민간 위탁 지원금으로 매년 2억900만 원을 받아 경기장 시설물 보수 등에 사용하고 있다.
이는 동아일보가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박대해 의원(한나라당)에게 의뢰해 입수한 지자체별 야구장 임대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박 의원은 “일부 지자체가 야구장을 공공시설이 아닌 수익용으로 생각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 부산과 달리 나머지 지자체들의 야구장 임대료는 연간 1억∼5억 원 수준이다. SK는 문학야구장의 옥외 광고와 매점 임대료 등 수입의 일정 부분만 인천시에 내고 있다. KIA는 지난해 8900만 원만 광주시에 냈다. 넥센의 홈인 목동야구장은 1일 대관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매출이 늘수록 연간 대관료도 증가하지만 아직 잠실구장만큼의 부담은 없다.
○ 미국처럼 임대료 부담 줄일 순 없나?
야구 선진국인 미국은 야구장 임대료 부담이 거의 없다. 뉴욕 양키스는 2009년 개장한 뉴양키스타디움을 40년 사용하는 조건으로 지자체에 연간 10달러인 400달러를 지급한다. 클리블랜드의 홈구장 프로그레시브 필드는 20년 장기 임대를 해주고 연간 입장권 판매가 185만 장이 될 때까지 임대료를 한 푼도 받지 않는다. 클리블랜드는 지난해 홈 관중이 140만 명에 머물러 임대료를 내지 않았다. 지자체가 야구장을 공공시설이자 지역 주민의 문화 공간으로 생각해 배려한 덕분이다.
제9구단 NC의 연고지인 창원시는 미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1200억 원 규모의 새 구장을 지어주고 구단에 야구장을 장기 임대해 주기로 했다. 한양대 김종 교수(스포츠산업)는 “각 구단은 야구장 시설의 리모델링에 투자하고 지자체는 조례를 고쳐 장기 임대 등으로 부담을 줄여주면 서로에게 득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