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의 ‘내사랑 스포츠’]"박찬호의 복귀를 바라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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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3일 10시 46분


올해 한국 프로야구는 600만 관중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스포츠동아
올해 한국 프로야구는 600만 관중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스포츠동아
'코리안 특급' 박찬호(38). 그는 아시아 출신 야구선수 그중에서도 투수로는 역대 최고의 스타라고 할만 하다.

세계 야구계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선수 최다 승리(124승) 기록을 세운 주인공이 바로 그이기 때문이다.
LA 다저스에 입단하면서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가 됐던 박찬호.   동아일보
LA 다저스에 입단하면서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가 됐던 박찬호. 동아일보

이런 박찬호의 경기 모습을 그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1994년 이후 17년 만에 국내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다음달 초 이사회를 열어 박찬호의 국내 복귀 안건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인데, 관계자들은 "박찬호가 국내에서 뛰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공주 출신인 박찬호는 국내 프로야구에 복귀하게 되면 연고지 팀인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된다.

사실 박찬호는 공주고를 졸업하면서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 팀에 입단할 뻔 했으나, 팀 관계자들이 그의 '진가'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덕(?)에 오히려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스포츠평론가인 기영노 씨가 쓴 '야구가 기가 막혀!'에 나오는 박찬호와 빙그레 팀과의 일화 한 가지.

박찬호가 공주고 재학 시절 그의 경기를 지켜 본 빙그레 관계자들은 이런 보고서를 올렸다고 한다.

"공은 엄청 빠르다. 최고 151㎞까지 나온다. 그런데 제구력이 좋지 않다. 박찬호가 던지는 빠른 공은 안치면 볼이다."

'공은 매우 빠르지만 제구력이 형편없어서 스카우트 할 가치가 크지 않다'는 보고서를 받은 구단 관계자는 박찬호에게 2000~3000여 만 원의 계약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때 라이벌로 생각하던 몇몇 선수들이 1~2억원의 거금에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 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박찬호는 이 정도 금액이 성이 차지 않았고 바로 대학 진학을 선택했다.

빙그레 관계자들은 박찬호가 대학에 가기로 했다는 얘기를 듣고 안심을 했다. '다른 팀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대학을 간다면 4년 후에는 우리 팀으로 올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국내 복귀 의사를 밝힌 '코리안 특급' 박찬호.  스포츠동아
국내 복귀 의사를 밝힌 '코리안 특급' 박찬호. 스포츠동아

그러나 박찬호는 대학 2학년 때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 스카우트 돼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가 되면서 '떠오르는 별'이 된다. 이때 박찬호가 계약금으로 받은 금액은 120만 달러(약 13억 4000만원).

그리고 그로부터 또 10년이 지난 2002년 텍사스 레인저스는 박찬호에게 5년간 6500만 달러(약 727억원)를 주고 계약을 했다. 빙그레가 제시했던 금액의 무려 3000배가 넘는 거액을 받게 된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박찬호의 한화 복귀야말로 '금의환향(錦衣還鄕)'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그런데 이런 박찬호의 '금의환향'을 두고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한편에서는 관중 700만 명 시대를 앞두고 있는 국내 프로야구 무대에 박찬호라는 '큰 별'이 가세함으로써 프로야구 붐이 더 크게 일어날 것이라며 환영하고 있는 반면, 메이저리그로 막 바로 진출한 박찬호가 복귀하려면 현재 룰을 개정하고 특별 룰까지 제정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데 그럴 필요까지 있느냐고 반대하는 측도 있다.

박찬호의 복귀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는 측에서는 심지어 '해외에서 이룰 건 다 이뤘고 전성기를 지난 박찬호가 국내에서 뭘 더 보여주겠느냐"고 주장한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박찬호가 국내 마운드에 선다는 자체만으로도 국내 야구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박찬호의 국내 복귀를 과거에 한국 팬들을 사로잡았던 세계적인 가수들이나 팝그룹들이 한국에서 펼치는 화려한 한마당 공연하고 비슷하다고 보면 어떨까.

박찬호가 국내 마운드에 서는 첫 날, 필자는 그 경기장에 있고 싶다.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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