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박찬호(38). 그는 아시아 출신 야구선수 그중에서도 투수로는 역대 최고의 스타라고 할만 하다.
세계 야구계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선수 최다 승리(124승) 기록을 세운 주인공이 바로 그이기 때문이다.
이런 박찬호의 경기 모습을 그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1994년 이후 17년 만에 국내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다음달 초 이사회를 열어 박찬호의 국내 복귀 안건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인데, 관계자들은 "박찬호가 국내에서 뛰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공주 출신인 박찬호는 국내 프로야구에 복귀하게 되면 연고지 팀인 한화 유니폼을 입게 된다.
사실 박찬호는 공주고를 졸업하면서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 팀에 입단할 뻔 했으나, 팀 관계자들이 그의 '진가'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덕(?)에 오히려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스포츠평론가인 기영노 씨가 쓴 '야구가 기가 막혀!'에 나오는 박찬호와 빙그레 팀과의 일화 한 가지.
박찬호가 공주고 재학 시절 그의 경기를 지켜 본 빙그레 관계자들은 이런 보고서를 올렸다고 한다.
"공은 엄청 빠르다. 최고 151㎞까지 나온다. 그런데 제구력이 좋지 않다. 박찬호가 던지는 빠른 공은 안치면 볼이다."
'공은 매우 빠르지만 제구력이 형편없어서 스카우트 할 가치가 크지 않다'는 보고서를 받은 구단 관계자는 박찬호에게 2000~3000여 만 원의 계약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때 라이벌로 생각하던 몇몇 선수들이 1~2억원의 거금에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 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 박찬호는 이 정도 금액이 성이 차지 않았고 바로 대학 진학을 선택했다.
빙그레 관계자들은 박찬호가 대학에 가기로 했다는 얘기를 듣고 안심을 했다. '다른 팀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대학을 간다면 4년 후에는 우리 팀으로 올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러나 박찬호는 대학 2학년 때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에 스카우트 돼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가 되면서 '떠오르는 별'이 된다. 이때 박찬호가 계약금으로 받은 금액은 120만 달러(약 13억 4000만원).
그리고 그로부터 또 10년이 지난 2002년 텍사스 레인저스는 박찬호에게 5년간 6500만 달러(약 727억원)를 주고 계약을 했다. 빙그레가 제시했던 금액의 무려 3000배가 넘는 거액을 받게 된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박찬호의 한화 복귀야말로 '금의환향(錦衣還鄕)'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다.
그런데 이런 박찬호의 '금의환향'을 두고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한편에서는 관중 700만 명 시대를 앞두고 있는 국내 프로야구 무대에 박찬호라는 '큰 별'이 가세함으로써 프로야구 붐이 더 크게 일어날 것이라며 환영하고 있는 반면, 메이저리그로 막 바로 진출한 박찬호가 복귀하려면 현재 룰을 개정하고 특별 룰까지 제정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데 그럴 필요까지 있느냐고 반대하는 측도 있다.
박찬호의 복귀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는 측에서는 심지어 '해외에서 이룰 건 다 이뤘고 전성기를 지난 박찬호가 국내에서 뭘 더 보여주겠느냐"고 주장한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박찬호가 국내 마운드에 선다는 자체만으로도 국내 야구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박찬호의 국내 복귀를 과거에 한국 팬들을 사로잡았던 세계적인 가수들이나 팝그룹들이 한국에서 펼치는 화려한 한마당 공연하고 비슷하다고 보면 어떨까.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