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호 MF 실험 ‘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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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4일 07시 00분


월드컵 국가대표 축구팀 홍정호. 스포츠동아DB
월드컵 국가대표 축구팀 홍정호. 스포츠동아DB
공격력 숙제 지적 불구 수비력은 합격점

한국을 대표하는 차세대 수비수 홍정호(21·제주)가 ‘위치선정’ 때문에 애를 먹었다.

사연이 있다. 그는 11일(한국시간) UAE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깜짝 변신했다. 경기 내내 가장 힘들었던 건 위치선정이었다.

“위치가 맞는지 몰라서 계속 (이)용래 형을 봤어요. 저도 모르게 수비에 내려와 있어 감독님도 계속 올라가라고 지시하시고. 수비에서는 전방을 다 볼 수 있는 데 미드필더는 그렇지 않아 볼을 받아도 짧은 패스만 하게 되고 긴 패스는 못 하겠더라고요. 거리 조절도 힘들고요.”

홍정호는 벼락치기 공부까지 했다. 기성용(셀틱)의 플레이가 담긴 DVD를 빌려다가 호텔 방에서 수차례 돌려봤다. 경기 전날에는 생각이 많아 잠도 제대로 못 이뤘다. 전문가들은 홍정호의 변신에 대해 절반의 합격점을 줬다. 수비력은 좋았지만 공격력은 부족했다. 그러나 대표팀 조광래 감독은 “영리한 선수라 부족한 부분은 금방 숙지할 수 있을 것이다. 레바논 전에서도 미드필더로 내보낼 생각이다”고 밝혔다.

이 말을 들은 홍정호의 얼굴이 묘하게 변했다. 감독에게 인정받은 게 기쁘면서도 한편 한 없이 부담스런 표정이었다.

“부담이 되겠지만 저를 믿어주신 거니까 그 부분에서는 좋은 모습 보여드려야죠. 그 자리에 대한 분석도 더 철저히 해야죠.”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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