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용찬(22)이 본격적인 선발수업에 돌입한다. 김진욱 감독은 “(이)용찬이가 올해 처음 선발로 기용됐음에도 잘 던져줬다”며 “본인은 마무리에 대한 생각이 강했지만 1대1 면담을 통해 내년에도 선발을 맡기로 최종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용찬도 “감독님이 나의 여러 가지 부분을 고려해서 말씀해주셨기 때문에 마무리에 대한 꿈을 잠시 접고 선발을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 많이 던진 탓에 지금 팔꿈치가 좀 안 좋은데 감독님이 따로 재활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다. 믿음에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용찬은 시즌 초반 선발진에 구멍이 나면서 갑자기 수혈됐다. 5월 5일 잠실 LG전부터 21경기(선발)에 나가 6승9패. 기록은 좋지 않지만 선발경험이 전무한 상황에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고 114.1이닝을 소화했다. 후반기 등판한 7경기에서는 5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할 정도로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쳤다. 김 감독은 “용찬이가 포심(패스트볼)이 아닌 투심(패스트볼) 위주의 피칭을 할 때 박수를 보내줬다”며 “빠른 볼이 주무기인 선수가 투구패턴을 바꾼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어린 투수가 많은 이닝을 소화하기 위해 스스로 변화를 꾀한 것을 칭찬하고 싶다”고 했다.
물론 숙제는 있다. 이용찬은 “직구 스피드를 높이고, 카운트를 잡을 확실한 변화구를 연마해야 한다”며 “올해 선발을 하면서 투수가 인터벌을 길게 하면 야수들이 힘들어진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템포를 빠르게, 그리고 쉽게 던지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아직 초보선발이기 때문에 욕심을 부리기보다 등판마다 6이닝 3실점만 한다는 마음을 이어가겠다. 무엇보다 아프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캠프 때 준비를 잘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