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와 싸우면서도 감독직을 포기하지 않았던 지도자에게 스포츠 아카데미 격려상이 수여됐다. AP통신은 미국 여자대학농구 명장 팻 서밋 감독(59·테네시대·사진)이 미국 스포츠 아카데미가 주는 밀드레드 베이브 디드릭슨 자하리아스 격려상을 수상했다고 16일 보도했다. 이 상은 역경을 이겨낸 스포츠 스타에게 수여된다. 고환암을 앓았던 사이클 황제 랜스 암스트롱(40)이 수상하기도 했다.
서밋 감독은 자신의 이름처럼 정상(Summit)에 선 명장이다. 2009년 미국대학체육협의회(NCAA) 남녀 농구 사상 최초로 통산 1000승을 돌파했다. 한 시즌 33경기를 치르는 미국 대학농구에서 1000승은 연 25승을 올려도 40년이 걸리는 대기록이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은메달 주역인 그는 무릎 부상으로 22세의 젊은 나이에 모교 지휘봉을 잡았다. 대표팀 감독으로 나선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선 금메달을 따냈다. 2006년에는 6년간 평균 130만 달러에 계약해 미국 여자 농구 사상 처음으로 감독 연봉 100만 달러 시대를 열었다. 테네시대 감독으로는 38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서밋 감독은 정상의 자리에서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는 시련과 맞닥뜨렸다. 2010∼2011시즌 중 치매 증상을 보인 것이다. 서밋 감독은 8월 테네시대 홈페이지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초기 진단을 받았음을 모두에게 알렸다. 그는 “알츠하이머병을 앓아도 삶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감독직을 계속 수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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