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1 K리그 6강 챔피언십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령탑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울 최용수 감독대행, 울산 김호곤 감독, 수원 윤성효 감독, 부산 안익수 감독.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6강 PO 미디어데이
18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6강 PO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서울 최용수(38), 울산 김호곤(60), 수원 윤성효(49), 부산 안익수(46) 감독이 참석했다. 프로연맹은 사전에 취재진에게 “재미있는 질문 많이 해 달라”며 신신당부하고 트위터를 통해 팬들이 궁금해 하는 것들을 취합하는 등 ‘말의 향연’을 펼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이런 노력이 빛을 발한 걸까. 4팀 사령탑 모두 재치 있는 발언으로 재미를 북돋웠다. ● 최용수 vs 김호곤
김호곤 감독과 최용수 감독대행은 사제지간이다. 김 감독이 연세대 지휘봉을 잡을 당시 최 감독이 선수였다. 최 감독대행은 “사제지간은 잠시 접고 승리만 바라보겠다. 존경하는 선생님과 만났는데 선생님께서 우리와 경기가 끝난 후 빨리 휴가를 가셨으면 좋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정중한 말에 뼈가 들어 있었다. 김 감독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제자와 싸우는 심정을 묻자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능력이 안 되면 그만둬야 된다. 나는 나이 많은 감독이라는 얘기를 들으면 상당히 불쾌하다”며 받아쳤다. 말투는 다소 험악했지만 김 감독의 얼굴은 밝았다.
● 최용수 vs 윤성효
최 감독대행은 라이벌 수원 윤 감독에게도 칼날을 겨눴다. 평소 윤 감독과 언쟁을 자주 하는 데 윤 감독의 헤어스타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팬의 질문을 받고 “선수시절 짧은 머리를 고집하셨지만 세련되게 변신하신 것 같다. 지금 모습 보기 좋다. 용품 같은 것에도 부쩍 신경 쓰시는 것 같다”며 농담을 했다. 좌중에 웃음이 터졌고 무뚝뚝한 윤 감독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 축구박사 안익수
안 감독은 체육학 박사 출신으로 공부하는 지도자로 유명하다. 그의 말은 상당히 논리적이다. 연맹 관계자는 안 감독을 보며 “선생님이 제자를 가르치는 듯한 어투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 감독은 “부산 선수들은 꿈과 희망을 디자인하는 선수들로 성장해왔다.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플레이를 펼치겠다”는 이색 출사표를 던졌다. 사실 안 감독의 코멘트는 조리 있지만 재미는 별로 없다는 평이 많다.
그러나 이날 그는 “상대 팀에서 아무 조건 없이 한 명을 데려오고 싶다면 누구를 데려오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전술을 잘 알고 있는 윤성효 감독을 데려 오겠다“는 위트 넘치는 답변으로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