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김호곤 감독(60)으로서는 참 얄궂은 대진이다. 19년 후배를 넘어섰더니 이번에는 11년 후배가 지키고 섰다. 김 감독은 프로축구 K리그 챔피언십 6강 플레이오프에서 동래고 연세대 19년 후배인 최용수 감독 대행(38)이 이끄는 서울을 3-1로 꺾었다. 이번엔 준플레이오프에서 수원과 맞붙는다. 수원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윤성효 감독(49) 역시 김 감독의 동래고 연세대 후배다.
두 팀은 23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단판으로 승부를 가린다. 승리하면 최소 3위를 확정하고 마지막 한 장 남은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까지 거머쥘 수 있어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다.
○ 단기전 분위기냐, 맞대결 자신감이냐
단기전은 분위기 싸움이다. 6위 울산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3위 서울에 완승을 거둬 분위기를 탔다. 서울과의 경기에서 골맛을 본 3명 모두 울산이 자랑하는 장신들이어서 자신감은 더욱 충만하다. 울산은 서울과의 경기에서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196cm)과 미드필더 고슬기(184cm)가 헤딩골을,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187cm)는 선취골을 넣었다.
4위 수원은 올해 울산과의 세 차례 맞대결에서 2승 1무로 앞선 데서 자신감을 갖고 있다. K리그에서 1승 1무를 기록했고 FA컵에서는 0-2로 뒤지다 3-2로 뒤집는 뒷심을 보여줬다. 수원이 울산만큼은 이길 수 있다고 여유를 보이는 이유다. 준플레이오프가 수원의 홈구장에서 열린다는 것도 든든한 힘이다. 수원은 최근 안방에서 치른 10경기에서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 설기현 염기훈 왼발 크로스 대결
울산 설기현과 수원 염기훈이 ‘왼발의 달인’ 자리를 놓고 벌이는 크로스 대결 또한 관전 포인트다. 설기현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깔끔한 크로스로 김신욱과 고슬기의 헤딩골을 연결했다. 군 입대를 앞둔 염기훈 역시 6강 플레이오프 부산과의 경기에서 자로 잰 듯한 크로스를 날려 하태균의 선제 결승 헤딩골을 이끌었다. 설기현은 올 시즌 37경기에 나서 5득점에 머물렀지만 어시스트는 10개를 기록했다. 염기훈은 28경기 출전해 9골을 넣고 어시스트 14개를 했다. 염기훈을 포함해 오장은 오범석 이상호 등 울산 출신 4인방이 친정 팀을 상대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도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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