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호(20번·전 SK)와 조인성(전 LG)이 22일 각각 롯데와 SK에 새 둥지를 틀면서 올 FA시장에서 권리 행사를 선언했던 17명 중 23일까지 최종 계약에 이르지 못한 선수는 이대호(전 롯데), 정대현(전 SK), 김동주 등 세 명 뿐이다.
이대호는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정대현은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와 막바지 협상 절차를 거치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행선지가 정해졌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김동주의 경우는 다르다.
김동주는 원소속구단과 가진 두 차례 협상에서 계약기간에 이견을 좁히지 못해 별다른 금액 조차 교환하지 않은 채 시장으로 뛰쳐나왔다. 롯데가 100억원을 투자했던 4번 타자 이대호를 놓치고, LG가 이택근 조인성 송신영 등 FA를 3명이나 뺏기면서 롯데, LG행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김동주를 품을 수 있는 또 다른 구단으로 꼽혔던 ‘큰손’ KIA 역시 ‘영입 의사 없음’을 명확히 했다.
롯데 배재후 단장은 23일, “아직까지 FA 시장이 다 끝났다고 보지 않는다”는 말로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사실상 롯데는 김동주 영입 의사를 접었다고 볼 수 있다. LG 관계자 역시 “우리는 김동주 영입에 관심이 없다”고 했다.
김동주가 한 때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오른손 거포였고, 지금도 출중한 실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워낙 덩치가 커서 접근하기 부담스럽다’고 보는 편이 합당하다. 김동주의 올해 연봉은 8개 구단 최고인 7억원. 김동주를 영입하면 수십억에 이르는 김동주의 몸값 외에도 FA 보상 규정에 따라 적게는 14억원, 많게는 21억원까지 두산에 보상을 해줘야 한다. 보상 금액만으로도 웬만한 FA 선수 총 계약금과 맞먹어 쉽게 접근하기 힘들다. 더구나 내년이면 한국나이로 서른일곱이 된다는 점에서 계약기간 산정도 쉽지 않을 수 있다.
김동주는 어디로 가게 될까. 현재 분위기는 원소속구단인 두산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김동주가 새 팀으로 이적하지 못한다면 두산은 다음달 10일 이후 김동주와 협상을 재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