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챔피언이 아시아 정상에도 서겠다. 삼성 류중일 감독(오른쪽)과 선수단이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는 2011아시아시리즈 출전을 위해 23일 인천국제공항에 모여 우승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삼성의 아시아 시리즈 마운드 구상
팀내 최고 구위…선발 난조때 롱릴리프 출격 1차전 패배땐 소프트뱅크전 전격 선발 가능성
5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되찾은 삼성은 2011아시아시리즈(25∼29일·대만 타이중)에 한국 챔피언의 자격으로 출전한다. 삼성으로선 2005년과 2006년에 이어 올해 3번째로 아시아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 정상을 목표로 삼은 만큼 전략을 뒷받침할 전술이 필요한데, 투수놀음인 야구의 속성을 고려하면 마운드 운용이 가장 핵심이다. 예선리그 3경기와 결승까지 최대 4경기를 치르는 만큼 선발 로테이션과 계투 구성이 중요하다. 류중일 감독은 한국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정인욱(사진)을 특급조커로 활용하는 투수진 운영을 머리에 그리고 있다. 한국시리즈와 흡사하다.
● 예선 1·3차전만 확정된 선발, 정인욱은 조커!
류중일 감독은 25일 퍼스 히트(호주)와의 예선 1차전, 27일 퉁이 라이온즈(대만)와의 예선 3차전에 각각 좌완 장원삼과 우완 배영수를 선발로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기전 또는 국제대회에서 첫 경기가 지닌 중요성을 고려해 선발로 활용 가능한 투수 가운데 가장 안정감 있는 장원삼을 택했고,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가장 중요한 일전이 될 홈팀 퉁이전에 백전노장 배영수의 관록을 높이 산 것이다. 26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일본)전과 29일 예정된 결승전 선발을 여백으로 남겨둔 이유는 선발자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예선을 통과하려면 퍼스와 퉁이에 집중하는 편이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26일 일본전은 이우선을 넣을 수도 있고, 결승전에는 장원삼이 사흘 쉬고 나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팀 내에서 가장 싱싱한 볼을 던지는 정인욱에 대해선 “이번에도 (한국시리즈처럼) 조커다”라고 말했다. 불펜에서 대기하다 선발이 삐끗하는 조짐을 보이면 롱릴리프로 투입하겠다는 얘기다.
삼성 라이온즈 정인욱. 스포츠동아DB ● 왜 정인욱인가?
류중일 감독은 정인욱의 26일 소프트뱅크전 선발 출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류 감독은 “만약 첫 경기에서 호주한테 지고, 그 경기에 정인욱이 안 나가게 되면, 정인욱을 (26일) 일본전 선발로 쓸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시시각각 변하는 단기전의 속성을 고려해 임기응변식의 마운드 운용을 염두에 두면서 그 중심에 정인욱을 놓은 것이다. 이처럼 정인욱을 이번 아시아시리즈 마운드 운용의 핵으로 삼은 이유는 선발진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한국시리즈 우승 다음날인 이달 1일 두 외국인투수 저마노와 매티스가 미국으로 돌아간 데다 오키나와 마무리캠프에선 좌우 에이스 차우찬과 윤성환이 나란히 어깨 통증 때문에 중도 귀국하면서 이번 대회에 불참하게 됐다. 류 감독은 또 선수단 전체에 4박5일간의 한국시리즈 우승 휴가를 주면서도 정인욱에게만은 2박3일로 제한하고 일찌감치 아시아시리즈에 대비하도록 한 바 있다. 그만큼 일찍부터 정인욱을 아시아시리즈의 키플레이어로 계산해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