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똑 같네?” 수원 삼성과 울산 현대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챔피언십’ 준플레이오프(PO)가 벌어진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 경기시작 1시간30분 전 발표된 양 팀 출전명단을 보고 관계자들과 취재기자들이 한 마디씩 던졌다.
수원과 울산은 지난 주말 6강PO에서 각각 부산과 서울을 누르고 올라왔는데 6강PO와 준PO의 베스트 11이 약속이나 한 듯 똑 같았다. 사실 대부분 팀은 베스트 11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2경기 연속 같다고 하등 이상할 게 없다. 더구나 울산은 서울과 6강 PO에서 공수에 걸쳐 안정된 전력을 보였다. 울산 김호곤 감독이 같은 선수와 포메이션, 전술로 나오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의아한 건 수원이었다. 일단 수원은 6강PO 때 경기내용이 좋지 않았다. 1-0으로 이겼지만 후반에는 거의 일방적으로 밀렸다.
수원 중앙수비수 곽희주의 선발 출전도 의외였다. 곽희주는 부산과 6강PO에서 오른발 뒤꿈치를 다쳐 전반 18분 만에 교체 아웃됐다. 이날 못 나오리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었다. 그러나 수원 윤성효 감독은 곽희주를 과감하게 선발 명단에 넣었다. 울산의 허를 찌르려는 연막작전이었을까. 그건 아닌 것 같다. 수원 관계자는 “곽희주가 부산전에서 다친 오른발 뒤꿈치는 FA컵 결승 때도 부상을 입었던 부위로 원래 약간 금이 가 있었다. 계속 같은 부위를 다쳐 부상이 심할 줄 알았는데 선수 본인이 통증이 없어 괜찮다고 했다. 연막 같은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악수였다. 곽희주는 몸이 썩 좋지 않아보였다. 전반 초반 한 차례 터치라인 밖으로 나와 치료를 받은 뒤 잠시 절뚝거리며 뛰었지만 결국 통증을 호소해 전반 30분 최성환과 교체 아웃됐다. 수원은 시작부터 소중한 교체카드 1장을 낭비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