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끝난 한국프로골프투어(KGT) 퀄리파잉스쿨 최종전. 마지막 18번홀에서 버디를 기록한 마수길(21·클리브랜드골프)이 수석 통과의 영예를 안았다. 마수길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뉴질랜드로 골프유학을 떠났다가 2년 전 국내로 돌아왔다. 중고교 시절을 외국에서 보낸 탓에 국내에 적응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번 Q스쿨 수석 통과로 자신감을 갖게 됐다. 24일 만난 마수길은 “Q스쿨 1위 통과를 축하한다”는 말에 수줍게 웃었다.
● “공부보다 공만 치고 싶었어요”
청룡초등학교 4학년이 끝날 무렵 처음 골프채를 잡은 마수길은 5학년 때 뉴질랜드로 골프유학을 떠났다. 학교 공부는 뒷전이고 골프에만 얽매이는 한국의 교육환경을 싫어했던 아버지의 결정이다.
“오후 3시까지 학교 수업을 듣고 저녁 7시까지 연습했죠. 한국이라면 아침부터 해가 떨어질 때까지 연습장에서 생활하는 게 당연한 모습이지만 뉴질랜드에선 학교 공부가 우선이었거든요.”
고교 때까지 이런 생활을 반복한 탓에 골프에만 전념하기 힘들었다. 그래도 고교 시절엔 크고 작은 대회에서 5번이나 우승하는 등 꽤 소질을 보였다. 대학교 1학년 때 한국으로 돌아왔다. 프로골퍼가 되기 위해서다. 2009년 처음 세미프로 테스트에 나갔다. 그때 마수길은 낯선 경험을 했다.
“뉴질랜드에서 경기 할 때 긴장하기는 했지만 한국에서처럼 경쟁이 치열한 느낌을 못 받았어요. 특히 부모님들까지 열성적인 모습은 신기하게 보였어요.”
● Q스쿨 3번 만에 수석 통과
2009년 첫 Q스쿨 도전에서는 예선 탈락했다. 2010년 두 번째 도전에서는 본선까지 갔다가 아쉽게 1타 차로 떨어졌다. 두 번이나 물을 먹은 그는 3번째 도전에서 정규투어 진출이라는 꿈을 이뤘다.
“16번홀까지 2타 차 2위였죠. 1위는 생각하지도 않았어요. 그러다가 남은 2홀에서 모두 버디를 기록했죠. 1위가 됐더라고요.”
뉴질랜드 유학파 출신으로 KPGA 투어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는 드물다. 또 Q스쿨을 1위로 통과한 선수가 시즌 때 좋은 성적을 낸 적이 많지 않다. 마수길은 이 두 가지 징크스를 자신이 깨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징크스를 깨라고 있는 거죠. 그럼 제가 깰게요.”
● 마수길은 누구?
- 1990년 서울 출생 - 청룡초-뉴질랜드 셜리보이스(중·고)-중부대소속 클리브랜드골프 - 프로입문 200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