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 기자의 PS다이어리] 김영광에게 영광의 챔프전 기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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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6일 07시 00분


울산 현대 김영광. 스포츠동아DB
울산 현대 김영광. 스포츠동아DB
많이 억울했을 겁니다. 울산 부동의 ‘No.1’ 골키퍼 김영광(28·사진)은 경고 누적으로 다가올 포항과의 플레이오프(PO)에 출격할 수 없게 됐지요.

골키퍼는 외로운 포지션입니다. 잘해야 본 전, 못하면 역적이 되거든요. 올 시즌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서울과 수원을 연파하는 데 공을 세운 이가 정작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승부에 설 수 없다는 기분은 어떨까요.

수원전 직후 김영광은 자신이 옐로카드를 받게끔 유도한 수원 오장은과 카카오톡을 했습니다. 오장은은 한 때 울산에서 한솥밥을 먹었죠.

“그거 파울 아니잖아….” 두 살 후배도 녹록치 않습니다. “음, 애매했죠.”

그래도 김영광은 쿨 합니다. 실망하는 대신 동료를 일일이 찾아가 “제발 챔피언결정전에 뛰게 해 달라”고 부탁을 했죠. “당근!”이란 확답도 받았고요.

김영광은 팀 훈련에도 참여합니다. 또 다른 역할이 있거든요. 그를 대신해 출전할 골키퍼 (김승규, 정유석)를 돕는 일이죠. 포항전 때는 함께 퇴장당한 김성수 GK코치와 나란히 관중석을 지키기로 했고요.

김영광은 한 가지 오해를 풀고 싶답니다. 승부차기 때마다 후배 김승규와 교체된 바람에 알게 모르게 나도는 ‘김영광이 승부차기에 약하다’는 평가를요. “2008년 6강PO를 준비할 때 승부차기 연습을 했는데, 동료들과 오랫동안 뛰다보면 킥 방향을 읽잖아요. 그래서 일부러 안막은 킥이 꽤 있었거든요. 사기 떨어질까 봐요. 헌데, 그게 계속 이어질 줄은 몰랐네요.”

얼마 전, 김영광의 부인 김은지 씨는 약속을 했답니다. 포항을 꺾으면 30일 울산 홈에서 열릴 전북과 챔프 1차전 때 김 씨와 딸 가율양이 동반 응원을 온다는 약속을요. 하긴, 9월 딸이 태어난 뒤 한 번도 울산은 진 적이 없죠.

“부지런히 뛰어야죠. 기저귀 값 벌고, 분유 값 벌려면…. 제 딸 복덩이 맞죠?”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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