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박석민 “봤지? 나도 국제용!”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6일 03시 00분


삼성, 호주 퍼스 잡고 첫 승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그는 그저 인사만 되풀이했다. 기자들의 질문도 수줍은 미소로 피해 갔다. 장난기 많고 넉살 좋기로 소문난 삼성 간판타자 박석민의 예전 모습이 아니었다.

그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데는 이유가 있다.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서 왼손 중지 인대를 다쳐 제 컨디션이 아니기 때문이다. 박석민은 “무리하지 말라”는 구단의 배려에도 의지를 보여 아시아시리즈 엔트리에 막판 합류했다. 아직 자신 있게 취재진 앞에 서기가 부담스러웠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삼성 류중일 감독은 25일 타이중 인터콘티넨털구장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 첫 경기 호주 퍼스전에서 박석민을 3번 3루수로 선발 기용했다. 류 감독은 “컨디션이 100%는 아니지만 호주 선발 대니얼 슈밋의 구속이 시속 140km대 초반에 불과해 적응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고 믿음을 나타냈다.

류 감독의 기대대로 박석민은 펄펄 날았다. 0-1로 끌려가던 3회말 1사 1, 3루에서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승부를 2-1로 뒤집었다. 이후 최형우의 1루 강습 안타 때 상대 1루수가 공을 더듬는 사이 재치 있게 홈을 파고들어 득점까지 했다.

박석민은 수비에서도 빛났다. 1회에는 몸을 날리는 호수비를 선보였고 7회 무사 만루 위기에서는 까다로운 땅볼 타구를 잡아 재빨리 홈에 송구해 더블 플레이를 이끌었다.

박석민의 5타수 2안타 2타점 활약에 8회 신명철의 쐐기 만루 홈런까지 터진 삼성은 퍼스를 10-2로 꺾고 첫 승을 신고했다. 선발 장원삼은 6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곁들이며 4안타 2실점으로 호투해 승리 투수가 됐다. 삼성은 일본 소프트뱅크와 26일 오후 1시 예선 2차전을 치른다.

타이중=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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