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30일 전북과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앞두고 악재가 겹쳤다. 선수들이 2∼3일 간격으로 경기를 소화해 체력이 바닥났는데 비까지 내려 수중전이 됐다. 수중전은 평소보다 체력 소모가 심하다. 한 달 이상 쉰 전북 선수들보다 울산 선수들이 힘들 수밖에 없다. 경기 전 울산 라커룸에서 만난 김 감독은 처음에는 여유가 있어 보였다. “선수들이 체력을 잘 회복했다. 수중전도 마찬가지다. 양 팀에 동등한 조건이지 않느냐”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재차 질문이 이어지자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선수들이 피곤한 건 당연하다. 잠깐 쉰다고 곧바로 회복될 수 있는 게 아니다. 수중전이라 걱정이다. 아무래도 우리에게 불리하다. 그러나 경기 전에 감독이 선수들에게 피곤해 보인다고 할 수 없는 노릇 아닌가. 선수들에게 일부러 더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고 칭찬을 많이 해 줬어. 이런 걸 뭐라 하나. 하얀 거짓말이라고 하나. 허허.”
하얀 거짓말만으로는 걱정이 가시지 않았나 보다. 선수들을 자극하는 방법도 곁들였다.
김 감독은 경기 전날 오른쪽 풀백 이용에게 “용아 힘드나? 힘들면 내가 뛰겠다”며 한 마디를 툭 던졌다. 하얗게 질린 이용은 전혀 힘들지 않다며 손사래를 쳐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