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 후반 7분 전북의 이동국이 페널티킥을 얻어내자 최강희 감독은 에닝요에게 킥을 맡겼다. 팀 내에서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동국도 정규시즌 16골로 득점 2위에 오를 정도로 강력한 슈팅력을 갖고 있었지만 그보다 더 좋은 컨디션을 보인 에닝요에게 확실한 해결을 맡긴 것이다.
울산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부터 준플레이오프 및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올라오는 동안 승부차기와 페널티킥에서 커다란 행운을 누려왔다. 수원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과감하게 후보 골키퍼 김승규에게 골문을 맡겨 승부차기에서 3-1로 이겼다. 포항과의 플레이오프에서는 먼저 두 번의 페널티킥을 내주었으나 역시 김승규가 이를 모두 막아낸 뒤 반대로 설기현이 페널티킥을 차 넣으며 승리했다.
이전의 행운을 믿었기 때문일까. 챔피언결정전에서도 페널티킥을 먼저 내주기는 했지만 울산은 절망적인 기색은 아니었다. 울산 골키퍼 김영광은 팔을 요란하게 흔들며 키커로 나선 에닝요를 현혹하려 했다. 그러나 에닝요는 강력한 슛으로 울산의 골네트를 흔들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주전 골키퍼 김영광이 골문을 지켰지만 백업 골키퍼 김승규가 골문을 지킬 때만큼의 행운을 누리지 못했다.
최 감독은 “적지에서 첫 경기를 치르느라 무척 부담스러웠다. 이겼기에 유리한 고지에 올랐지만 단기전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며 끝까지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울산 김호곤 감독은 “체력이 부담스러웠지만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경기 내용도 좋았다. 앞선 경기에서는 적지에서 모두 이겼다”며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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