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용돈이 보약”… 인삼공사 6연승 질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일 03시 00분


지난달 어이없이 역전패하자
감독이 분위기 전환용 지급, 신인 오세근 더블더블 활약

“150 찾아와라.”

인삼공사 이상범 감독은 지난달 12일 전자랜드에 패한 뒤 매니저를 불러 현급지급기(ATM)에서 150만 원을 찾아오라며 현금카드를 건넸다. 이날 인삼공사는 어이없는 역전패를 당했다. 3쿼터를 61-50으로 앞선 뒤 4쿼터에 자만한 나머지 23점을 실점하며 9점을 넣는 데 그쳤다. 경기 후 선수들을 다그쳐도 속이 풀리지 않았을 이 감독은 그 대신에 10만 원씩을 넣은 봉투를 일일이 나눠줬다. 호통 대신에 토요일 외출을 지시했다. “숙소에서 얼쩡거리다 눈에 띄면 혼난다. 부모님 선물을 사드리든, 애인하고 어딜 가든 알아서 해라.” 인삼공사 선수들은 그런 이 감독을 보면서 가라앉은 분위기를 되살리며 심기일전을 다짐했다.

봉투 효과가 있었는지 인삼공사는 지난달 15일 KCC를 꺾으며 연승 행진에 들어갔다. 30일에는 안양 홈에서 KT에 89-66의 완승을 거둬 6연승을 질주했다. 홈 7연승도 이어간 2위 인삼공사는 14승 5패를 기록해 선두 동부(16승 4패)를 1.5경기 차로 쫓았다.

인삼공사 신인 오세근은 21득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로드니 화이트(20득점)와 김태술(18득점)도 승리를 도왔다. KT는 4위로 떨어졌다.

고양에서 모비스는 최다승 감독인 유재학 감독의 막판 지략과 양동근의 결정타에 힘입어 오리온스를 79-77로 힘겹게 눌렀다. 모비스는 74-74로 동점이던 경기 종료 51.9초 전 테렌스 레더의 골밑슛에 이어 양동근이 종료 13.7초 전 레이업슛에 이어 파울로 얻은 자유투까지 성공시켜 5점 차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오리온스 크리스 윌리엄스가 종료 5.2초 전 3점슛을 넣어 두 팀의 점수 차는 2점으로 줄어들었다. 이 위기에 유재학 감독은 상대 공격 코트로 공을 넘기지 않고 백 코트에서 공간을 넓게 활용하면서 공을 돌리는 전술을 주문해 승리를 지켰다. 레더는 36득점, 17리바운드의 괴력을 과시했다. 모비스 박구영(10득점)은 4쿼터에만 결정적인 3점슛 2개를 포함해 8점을 집중시키며 벤치를 흐뭇하게 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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