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자 “40인 로스터 계약 고민” 파장 ML 특급선수도 ‘25인 보장’ 요구는 무리 가족우대 옵션 등 세부사항 조율 남은 듯
약간 시간이 걸릴 뿐 결국에는 될 것이라 여겨진 계약이었다. 단호하고 신중한 성품의 정대현(33)이 자기 입으로 볼티모어 입단 조건(2년 총액 320만달러의 개런티 계약)을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1일(한국시간) 현지신문 ‘볼티모어 선’의 댄 코넬리 기자의 블로그에서 촉발된 한 줄의 문구가 의외의 파장을 낳았다.
‘정대현이 한국야구로 돌아가느냐, 볼티모어의 40인 로스터 계약을 수락하느냐를 두고 숙고하고 있다(Chong Tae-Hyon is deciding between staying in his native country to continue to play baseball or accept the Orioles’ offer to join their 40-man roster).’
그런데 국내서 이 글이 논쟁을 빚은 대목은 한국 유턴 여부가 아니라 다른 각도 때문이었다. ‘메이저리그 확정 엔트리인 25인 로스터가 아니라 40인 로스터 제안이라면 스플릿 계약(메이저 잔류와 마이너 강등 시 보장금액이 달라지는 계약)을 제시받은 것 아닌가’라는 의혹이다.
그러나 25인 로스터 보장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할지 몰라도 현실적으로는 난센스다. 쉽게 말해 시범경기 성적이 엉망인데 개막 엔트리를 보장해주는 계약이 오히려 비상식이다.
메이저리그 전문가인 송재우 해설위원은 “지금은 오프시즌이다. 시즌을 뛰지도 않는 겨울에 25인 로스터 언급 자체가 아무 의미가 없다. 현재 중요한 것은 40인 로스터다. 이 40인 중에서 메이저리그로 올라갈 25명을 추리는 것이다. 그리고 남은 15명이 언제든 빅리그로 승격될 채비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서 정대현이 정말 중요하게 챙겨할 부분은 ‘만에 하나 마이너로 떨어지는 15명이 된다손 치더라고 보장액수가 변하지 않느냐’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정대현은 일관되게 “개런티(메이저에 있든 마이너로 가든 금액 보장)”라고 단언한다.
결론적으로 ‘40인 로스터+개런티 계약’이면 끌어낼 수 있는 건 다 얻은 셈이다. 송 위원은 “빅리그 특급선수도 그런 요구(25인 로스터)는 머릿속에 없다. 당연히 실력으로 보여줘 쟁취하는 것이고, 안되면 마이너로 가는 것이라 전제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비싼 계약을 할수록 구단 입장에서 기회를 더 줄 수밖에 없다. 특히 정대현의 케이스는 댄 듀켓 신임 단장이 적극 나서서 추진한 계약이기에 더욱 유리하다.
그렇다면 왜 계약이 지연되는 것일까. 계약이 완료되면 밝혀지겠지만 ‘(메디컬 문제가 아닌 한) 디테일한 부분을 조율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가장 설득력을 갖는다. 일례로 가족우대 옵션 같은 것이다. 어쨌든 합의의 큰 틀이 훼손된 증거는 아직 없다. 조만간 모든 것이 해명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