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구면 거포”… 대호 이후 최준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8일 03시 00분


한때 롯데 동료로 절친한 사이였던 130kg 이대호(오른쪽)와 115kg 최준석이 9월 18일 잠실 경기 도중 1루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동아일보DB
한때 롯데 동료로 절친한 사이였던 130kg 이대호(오른쪽)와 115kg 최준석이 9월 18일 잠실 경기 도중 1루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다. 동아일보DB
이대호는 일본 오릭스에 입단하기 전까지 국내 프로야구 선수 중 가장 무거운 선수였다. 몸무게는 무려 130kg. 거구인 탓에 2루타성 타구를 날리고도 1루에 머물곤 했다. 오릭스의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이 “살을 빼고 왔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대호는 올 시즌 직후 등산과 수영, 요가로 10kg을 뺐다. 100kg의 거구였던 한화 최진행도 다이어트 삼매경에 빠져 있다. 그는 지난 한 달간 일본 나가사키 마무리 훈련에서 5kg을 줄였다.

스포츠 전문가들은 뚱뚱하다고 무조건 나쁜 건 아니라고 말한다. 강흠덕 두산 트레이너(대한선수트레이너협회장)는 “유명한 홈런 타자들은 대부분 체중이 많이 나간다. 체중이 받쳐줘야 파워 배팅을 할 수 있다. 특히 가슴둘레가 큰 게 특징이다”라고 설명했다.

미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70홈런을 친 마크 맥과이어(은퇴)는 113kg, 통산 최다 홈런 기록(762개)을 보유한 배리 본즈(은퇴)는 108kg이었다.

체육과학연구원 송주호 박사는 “운동량은 속도×질량이다. 몸이 무거워야 체중을 실어 공을 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체중이 많이 나가면서 몸이 유연한 선수들이 장타력을 갖고 있다. 뛰는 데 무거움을 느끼거나 옆구리 살이 쪄서 스윙이 힘들 정도가 아니라면 굳이 체중을 뺄 이유는 없다”고 했다.

이대호의 빈자리를 채울 차세대 빅보이는 두산 최준석과 KIA 박성호다. 둘 다 115kg으로 현역 선수 가운데 가장 무겁다. 강흠덕 트레이너는 “최준석의 몸무게는 115kg에서 늘었다 줄었다 한다. 본인이 살을 빼겠다는 생각은 있지만 쉽진 않다”고 했다. 야간경기가 끝난 뒤 야식을 먹는 프로야구단의 특성 때문이다.

각 구단 트레이너들은 시즌 중에는 거구의 선수들에게 몸무게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는다. 선수 본인이 체중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기 때문이다. 강 트레이너는 “김동주는 평소 100kg이 넘지만 체지방량보다 근육량이 많아 별문제가 없다. 반면 최준석은 체지방량이 많아 시즌이 끝난 뒤 달리기 등으로 체중 감량을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투수, 포수, 내야수와 외야수 등 포지션별로 가장 무거운 선수로 한 팀을 꾸리면 어떨까. 투수는 KIA 박성호, 포수는 SK 조인성(108kg)이 맡고 내야는 1루수 두산 최준석, 2루수 한화 정원석(90kg), 3루수 전 두산 김동주(102kg), 유격수는 롯데 황재균(88kg)이 자리를 잡는다. 외야수는 나란히 100kg인 두산 김현수, 한화 최진행과 전 한화 가르시아가 꼽힌다. 베스트9의 총 몸무게는 918kg으로 평균 102kg에 이른다. 사령탑으로는 KIA 선동열 감독(97kg)이 가장 무겁다.

올 시즌 8개 구단 선수의 평균 체중은 84.09kg. 평균 체중이 가장 무거운 팀은 롯데(85.22kg)였고 가장 가벼운 팀은 넥센(83.0kg)이었다. 가장 가벼운 선수는 올해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29순위로 두산에 지명받은 이규환(65kg)이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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