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최용수(40·사진) 감독이 드디어 ‘대행’ 꼬리표를 뗐다. 서울은 9일 최 감독을 정식으로 선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년. 감독이 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2006년 코치로 부임해 감독 4명을 보좌했다. 그러다 올 시즌 K리그 초반 레이스가 진행 중인 4월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황보관 전 감독(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의 뒤를 이어 바통을 넘겨받았다. 감독대행 신분이었다. 추락하던 팀은 최 대행 부임 이후 다시 상승곡선을 그렸고,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었다. K리그 정규리그를 3위로 마쳤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올랐다. 비록 6강 플레이오프에서 더 이상의 전진은 없었지만 7개월의 여정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물론 서울도 고민이 많았다. 외국인 사령탑 부임설도 흘러나왔다. 서울 한웅수 단장은 “다양한 방안을 놓고 모색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결국 선택은 최 대행의 감독 승격이었다.
최 감독의 목소리는 밝았다. 그는 “그동안 해왔던 ‘형님 리더십’에 성적을 더하겠다. 프로에서의 생명은 성적이란 걸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감독 승격이 길어진 것에 대한 불만도 없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 시즌의 족적은 어디까지나 ‘절반의 성공’이었기에….
최 감독은 “나를 놓고 팀이 고민한 건 당연하다. 제대로 보여준 게 없었다. 그동안 귀한 경험을 했다. 기다림의 미학이란 말이 있듯이 순리대로 흘러가야 했다. 날 선택한 팀을 실망시키지 않겠다. 서울이란 구단의 브랜드 가치를 다시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한 단장은 “최 감독의 선임은 당연했다. 누구보다 서울을 잘 안다. 우리에게 최용수라는 인물이 지닌 상징성은 대단했다. 항상 함께 가져가야 할 카드다. 감독을 맡기기까지 고민이 많은 것도 그래서였다”며 변함없는 신뢰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