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인삼공사에는 오세근, 김태술, 양희종 등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즐비하다. 팀 내 최고참 김성철(35·사진)에게 찾아오는 공격 기회는 사실 많지 않다. 3점 라인 밖에 자리를 잡고 있는 그에게 공이 오는 순간은 주로 시간이 촉박한 상황. 그래서 그는 “(시한)폭탄을 던지는 것 같다”고 말한다. “감을 잡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죠. 이럴 때 밸런스를 잃으면 슈터로서 자신감이 떨어져요. 그래서 훈련할 때도 공격제한시간이 3∼4초밖에 안 남았다고 가정하고 슛을 던져요.”
공격의 활로가 막힌 상황에서 김성철의 ‘해결사 역할’은 최근 빛을 발하고 있다. 16일 오리온스와의 홈경기에서 3점슛 5개를 포함해 17점을 기록했고, 18일 모비스와의 원정경기에서도 3점슛 6개를 비롯해 23점을 쓸어 담았다. 2위 KGC는 김성철의 활약에 힘입어 5연승을 달리고 있다. 선두 동부와는 이제 1.5경기차다. 김성철의 역할은 단지 득점에 국한되지 않는다. 주축선수들의 연령이 비교적 낮은 KGC는 ‘젊음’이 장점이자 단점으로 꼽힌다. 1999년 프로에 데뷔한 김성철은 최고참답게 후배들을 다독이는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16일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와서도 “내가 아니라 (양)희종이가 (인터뷰를) 해야 한다”며 훈훈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생애 첫 우승반지에 도전하는 그는 “우리 팀은 누구를 만나도 위축되는 게 없다. 힘이 느껴진다”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