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박찬호(38)가 입단조건을 ‘백지위임’함에 따라 그에 걸맞은 대우를 고심했다. 19일 오후 박찬호를 직접 만나 입단 문제를 논의한 한화 노재덕 단장은 “(박찬호가) 전액 위임할지는 몰랐다. 돈 욕심도 많은 것으로 전해 들었는데. 그렇기 때문에 (기존 내부방침에 비춰) 대폭은 아니더라도 상향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당초 한화는 박찬호의 연봉으로 ‘류현진보다 많이 줄 수는 없다’는 가이드라인를 설정해놓고 있었다. 올해 4억원을 받은 류현진이 11승(7패·방어율 3.36)을 거둬 2012년 연봉에서도 상승요인을 충족시킨 것으로 보면 박찬호의 내년 연봉은 4억원 선에서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이를 뒷받침하듯 한화는 또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외국인선수의 몸값 상한선 30만달러(3억6000만원)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박찬호가 첫 만남에서 전향적으로 백지위임 의사를 밝히자 한화도 그에 화답해 ‘성의’를 표시하기로 내부의견을 모았다. 5∼6억원 정도로 상향될 전망이다. 한화는 20일 계약조건을 공식 발표한다.
아울러 한화는 그동안 연봉과는 별도로 박찬호의 명의로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궁리해왔다. 즉 대전·충청지역 유소년야구발전기금을 설립하거나 야구대회를 창설하되, 박찬호의 이름으로 그 재원을 기부하는 방식이다. 이는 13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에서 ‘박찬호 특별법’이 통과된 데 따른 답례(반대급부)이자, 신인지명권 포기와 같은 ‘제 살 깎기’ 대신 택한 차선책의 성격이 짙다. 박찬호가 자신의 고향인 충남 공주에서 2000년부터 매년 개최해온 박찬호기 전국초등학교야구대회를 한화가 떠안는 형태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