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포인트]“팀 운영도 맡겠다” 배수진 친 LG 단장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3일 03시 00분


프로야구 LG 단장을 지냈던 최종준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단장(團長)은 장이 끊기는 고통을 느끼는 단장(斷腸)”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20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백순길 LG 단장의 요즘 심정이 딱 그럴 것 같다. 올해 한때 1위에 오르기도 했던 LG는 날개 없는 추락 끝에 공동 6위로 시즌을 마감하며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스토브리그에서는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3명의 주축 선수(이택근, 송신영, 조인성)가 모두 팀을 떠났다. 연말 모임에 갈 때마다 “내년에 대체 어떡하려고 하느냐”고 걱정 어린 말을 듣는다. 객관적인 전력상 10년 연속 가을잔치도 힘들어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백 단장은 배수의 진을 쳤다. 19일 발표한 조직개편에서 운영팀장을 겸임하기로 한 것이다. 백 단장은 “지난 26년간 LG전자에서 일하면서 거의 실패를 몰랐다. 그런데 야구단에서 일한 1년간 스스로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인지를 절실히 깨달았다. 그룹에서도 실적이 부진하거나 하면 임원이 직접 팀을 맡곤 한다. 간섭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현장에서 직접 선수들과 프런트의 목소리를 듣고자 한다”고 했다.

백 단장은 김기태 감독과 팀 체질개선에도 의기투합했다. 백 단장은 “자유계약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뒤 정대현이나 이승호(이상 롯데) 등 외부 자유계약선수를 데려오려 했다. 그런데 김 감독이 ‘우리는 떠나도 LG란 팀은 영원하지 않습니까’라며 젊은 선수들을 키우자고 하더라. 힘든 상황이지만 감독을 도와 정말 잘해볼 생각이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언제든 질 각오다”라고 했다. 이전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LG가 내년 시즌 성적과 팀 컬러 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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